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사퇴 생각 없다”
“학문적 논의 해봐야” 주장
광복회 “그것이 뉴라이트”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일제 식민지배를 옹호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광복회와 야당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김 관장은 백선엽 장군 등 친일파 옹호 논란에 대해 “학문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관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 식민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퇴 의사가 없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김 관장은 ‘건국절’ 제정을 주장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과 1948년 미군정으로부터 해방 중 어느 게 중요하냐고 물어보면, 1945년 해방한 것이 보다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높이는 것이 임시정부와 4·19혁명을 계승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독립기념관장으로서 이 전 대통령을 건국의 아버지로서 추대하느냐에 대해선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일파를 미화했다는 논란에 대해선 “학문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김 관장은 “국가기관이 만든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보고서>는 1005명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민간단체가 만든 <친일인명사전>은 4389명으로 규정했다”며 “보고서에 등재되지 않은 80%의 인물 중 (친일활동에 대해) 변명하는 분도 계시니까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해 학문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간도특설대 활동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된 백선엽 장군 옹호 논란을 두고는 백 장군이 조선인을 공격했다는 기록이 없다면서 “조선인을 공격했는지는 학문적으로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 4·3사건이 ‘남로당의 폭동’에서 비롯됐다는 취지의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도 “학계에서 토론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자신에 대한 광복회와 언론의 비판에 “마치 중세 교회가 지동설을 주장하는 갈릴레오를 종교재판에서 화형에 처한 것처럼, 여론몰이를 통해 마녀사냥하듯 인민재판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광복회는보도자료를 배포해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이라고 하는 자나 단체, 1948년 (8월15일)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하는 자나 단체,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사를 폄훼하고 ‘임의단체’로 깎아내리는 자나 단체 등을 뉴라이트라고 정의한다”고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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