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 없어서”…독립기념관, 경축식 취소
1987년 개관 이래 처음
독립기념관이 자체적으로 매년 열었던 광복절 경축식을 올해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1987년 기념관 개관 이후 처음이다. 신임 관장이 독립기념관 행사 대신 정부 주최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이유다.
독립기념관은 12일 “김형석 관장이 오는 15일 열리는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해 기념관 자체 광복절 경축식 개최는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립기념관에 따르면 1987년 기념관 개관 이후 관장이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유례없는 광복절 경축식 개최 취소에 기념관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립기념관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광복절에 대한 너무나 가벼운 인식을 드러내고 많은 국민에게 당혹감과 실망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김 신임 관장은 친일파들의 행적에 대한 재평가 및 독립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주장을 하며 세간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독립유공자·유족으로 구성된 광복회 충청권지부도 이날 기념관 앞에서 독립기념관장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남기범 광복회 대전지부 사무국장은 “역사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이 낸 500억여원 성금으로 세워진 독립기념관 기념행사를 외면한 채 다른 지역 행사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이라며 “이는 독립기념관장이 독립운동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립유공자들은 기념관 개관 이후 37년 동안 이어진 광복절 경축식 개최가 무산된 것에 대해 허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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