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도 거절하다니' 50일 기다린 김하성의 사라진 홈런, 감독도 "공이 땅에 닿지도 않았는데" 아쉬움 토로
마이크 쉴트(56)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던 김하성(29)의 홈런이 2루타로 바뀐 장면에 대해서 황당함을 나타냈다. 규정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야구에서 쉽게 나올 수 없는 상황이기에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하성은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 파크에서 펼쳐진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문제의 장면은 9회에 나왔다. 앞서 3타석 연속 삼진으로 고개를 떨궜던 김하성은 좌완 불펜 앤드류 나르디를 맞아 2구 시속 94.1마일(약 151㎞) 하이 패스트볼에 강하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시속 99.4마일(약 160㎞) 좌측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모두가 홈런으로 생각했고 중계진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초반부터 0-5로 끌려가던 샌디에이고는 5회부터 추격의 시동을 걸었고 이후 매 이닝 득점한 끝에 김하성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분위기는 완전히 샌디에이고 쪽으로 넘어오는 흐름이었다.
판정 번복으로 인해 김이 샌 쪽은 샌디에이고였다. 결국 2사 2루에서 공격을 이어갔지만 루이스 캄푸사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6-7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무려 지난 6월 23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이후 37경기, 50일 동안 홈런이 없었던 김하성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은 결과였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에 따르면 김하성도 크게 낙심한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클럽하우스는 조용해졌다. 그리고 예의 바른 김하성은 화가 나고 실망스러워서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경기 후 쉴트 감독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쉴트 감독은 "규정상 펜스에 맞은 공이 수비에 맞고 담장을 넘으면 2루타가 맞다"면서도 "심판진이 옳은 판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규정에 동의하든 아니든 그건 매우 나오기 힘든 타이밍이었다"고 말했다.
쉴트 감독은 "공이 펜스를 넘었고 그라운드에 닿지 않았기에 홈런이라고 느꼈다"면서도 "하지만 규칙은 다르게 이야기한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적장 스킵 슈마커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우리는 마지막에 운이 좋았다"며 "그들은 인치 게임(Game of inches)이라고 하는데 확실히 그랬다"고 말했다.
팀은 물론이고 김하성에게도 너무도 뼈아픈 한 방이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김하성은 타율 0.227 10홈런 45타점 59득점 21도루, 출루율 0.327, 장타율 0.358, OPS(출루율+장타율) 0.685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타율(0.260), OPS(0.749) 등 비율 스탯은 물론이고 홈런(17)에서도 페이스가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던 대형 타구였다. 김하성이 마지막 2루타를 터뜨린 것도 무려 13일 만이다. 이달 들어 무안타 경기가 4차례나 나왔고 안타도 모두 단타에 그치는 등 좀처럼 호쾌한 타격을 보이지 못했던 터라 이 한 방이 시즌 막판 반등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까.
이날 패했음에도 샌디에이고는 66승 53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LA 다저스와 3.5경기 차에 불과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승차가 없고 승률도 같다. 가을야구 진출 희망이 밝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애리조나와 나란히 1,2위에 올라 있고 3위와는 4경기 차, 4위와는 4.5경기 차이로 여유가 있다. 시즌 막판, 나아가 가을야구에서 김하성의 활약이 스토브리그에서 김하성의 가치와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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