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위에서 눈앞으로…바짝 다가선 ‘AI’
애플, AR기기 ‘비전프로2’와 함께
지능형 안경 ‘애플 글라스’ 개발 중
렌즈 안쪽에 화면 띄워 정보 제공
메타 ‘레이밴’ 2세대 대화도 가능
삼성전자·구글 등 ‘참전’ 잰걸음
애플이 실제 안경과 비슷한 형태의 ‘스마트글라스’(지능형 안경), 이른바 ‘애플 글라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글라스는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실시간으로 사용자와 소통하며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웨어러블 기기다. 애플뿐만 아니라 메타·구글·삼성전자 등도 안경·고글 형태의 스마트 기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의 애플 전문기자 마크 거먼에 따르면, 애플은 보다 저렴한 버전의 ‘비전 프로 2세대’를 개발하고 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 1월 증강현실(AR) 기기 ‘비전 프로’를 출시한 바 있다. 비전 프로는 애플의 첫 고글형 웨어러블 기기로 출시 전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3499달러(약 480만원)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과 콘텐츠 부족, 거추장스러운 사용성 등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이에 애플이 AR 기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으나, 결국 2세대 모델로 다시 도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거먼은 “저렴한 모델이 1500달러 미만이 아니라면 비전 프로는 아마도 틈새시장 제품으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스마트글라스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거먼은 “현재 애플이 스마트글라스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며 “다만 AR 기능을 갖춘 스마트 기기를 만드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로 보류됐다. 진정한 애플 글라스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글라스는 안경 렌즈 안쪽에 AR 디스플레이를 띄워 사용자에게 정보와 콘텐츠를 제공한다. 메타가 2021년부터 내놓고 있는 ‘레이밴’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출시된 메타 레이밴 2세대 제품에는 AI 기능까지 추가돼 사진·비디오·오디오 등으로 주변 환경을 실시간 인식할 수 있다. 사용자는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글라스와 대화할 수도 있다.
메타는 아이웨어 기업 ‘에실로룩소티카’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에실로룩소티카는 레이밴 선글라스, 오클리 고글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메타와 레이밴이 합작한 스마트글라스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협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휴대성 때문이다. AI를 탑재하면 안경을 통해 실시간으로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폼팩터(제품 외형)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도 구글·퀄컴 등과 협력해 확장현실(XR) 기기 및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첫 XR 기기를 오는 10월 열리는 ‘삼성개발자회의(SDC) 2024’에서 선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글도 지난 5월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음성비서가 탑재된 스마트글라스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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