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대주주 적격성 통과했지만…KCGI, 한양증권 인수 낙관 못하는 이유
파킹딜 의혹·자금 조달 계획 증명 ‘과제’
펀드 자금 활용될 경우 적격성 문제 가능성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한양증권(00175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CGI는 1년 전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 인수 당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특이 사항이 없다면 이번에도 심사 문턱을 무난하게 넘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한양증권 딜의 경우 ‘파킹거래’ 의혹이 거센 만큼 KCGI가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느냐에 따라 당국의 심사 강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나온다.
금융사의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곳은 법정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금융위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만약 금융위 승인 없이 주식을 취득해 금융사 대주주에 오른다면 주식처분명령 및 형사 벌칙이 부과될 수 있다. KCGI가 한양증권을 자기자본으로 인수할 경우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과 조세범처벌법 등 금융 관련 벌금형 이상 사건이 없다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KCGI는 지난해 7월에도 메리츠자산운용 인수를 추진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이미 넘은 바 있다. 당시 KCGI는 같은해 1월 메리츠운용 보통주 100%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뒤 6개월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당시와 지금의 거래 구조가 다르긴 하지만 특이 사항이 없다면 무난하게 승인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파킹딜 의혹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KCGI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파킹딜이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처럼 꾸미고 일정 기간 뒤 다시 지분을 되살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인수 측과 매각 측이 우선협상권과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 등을 설정해 처음부터 거래 구조를 짜는, 일종의 이면 계약인 셈이다.
KCGI가 한양증권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어떤 식으로 조달할 지도 관건이다. KCGI는 한양학원(11.3%)과 백남관광(10.85%), 에이치비디씨(7.45%)가 보유한 지분 29.6%를 2448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주당 6만 5000원으로, 우협 선정이 발표된 2일 한양증권 종가(1만 5580원)의 4배에 달한다. 입찰에 참여한 차순위 협상 대상자 LF를 포함해 케이엘앤파트너스-HXD화성개발 컨소시엄, 케이프투자증권 등이 1800억원대를 제출한 것과 비교하면 프리미엄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간 KCGI는 1000억원 이하 딜에 강점을 보여왔다. 최근 6년간 투자처를 보면 △2018년 이노와이어리스(204억원) △2020년 대림코퍼레이션(1200억원) △2021년 LIG넥스원(1000억원) △2022년 LIG(1000억원) △2023년 DB하이텍(1800억원) 등 대부분이 1000억원 안팎이다. KCGI의 존재감을 알린 2018년 한진칼 지분 인수 당시에만 이례적으로 5000억원의 거액을 베팅했다. 지난해 인수한 메리츠자산운용의 인수 가격은 5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KCGI가 아직 금융위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만큼 자금 조달 계획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다수의 출자자(LP)를 통한 프로젝트 펀드 모집, 대출, 전략적 투자자(SI)와의 협업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펀드 자금이 인수 대금으로 활용될 경우 금융당국은 보다 깐깐하게 적격성 여부를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양증권 인수 가격으로 2500억원 가량을 제시했는데, KCGI가 그동안 투자한 곳 대비 체급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 KCGI가) 출자자를 다방면으로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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