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땐 수백만명 방사능 피폭”…불붙은 유럽 최대원전에 주변국 노심초사
방사능 누출 없고, 발전소도 안전
러 “또 핵테러” 우크라 “또 핵 위협”
전쟁 격화 가능성 최고조
우크라, 러시아 본토 30km 진격
러, 자국 원전 근처 새 방어선 구축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이날 오후 8시20분에서 8시32분 사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냉각탑 2개 중 하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자포리자 원전 관리를 맡고 있는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불은 이날 11시30분께 잡혔고 폭발 가능성은 없으며, 발전소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해 러-우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부터 자포리자 원전을 점령하고 있다.
다행히 방사능은 누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자포리자 원전을 감독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SNS에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냉각탑 화재와 관련된 정보를 전달받았고, 핵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도 성명을 통해 원전에서 방사능이 누출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화재 원인을 즉시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매도했다. 로사톰은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원전이 있는) 도시 에네르호다르에 공격을 가해 화재가 발생했다”며 “우크라이나가 ‘핵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전쟁 발발 이후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서 발생한 폭발 등에 대해 줄곧 우크라이나의 위협 작전이라고 주장해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번에도 ‘핵 위협’을 가했다고 반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본인의 소셜미디어(SNS) X(엑스)에 자포리자 원전 냉갑탑 하나가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는 영상을 올리고 “러시아 점령군이 자포리자 원전에 불을 질렀다. 러시아는 원전 점령 첫 날부터 자포리자를 우크라이나와 유럽, 그리고 전 세계를 협박하는 데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전쟁 이후 자포리자 인근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부터 러시아 남부에서 진격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국경에서 각각 25km, 30km 떨어진 톨피노와 옵스처 콜로데즈에서 우크라이나군 기동대의 돌파 시도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바꿔 말하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내 최대 30km 지점까지 진입헸다는 의미다.
영국 BBC방송은 우크라이나군에 밀리고 있는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주 쿠르차토프에 있는 원전 근처에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군의 진격 목표 지점이 해당 원전일 수 있다고 짚었다. 조만간 대규모 보복을 벼르고 있는 러시아가 원전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자포리자 원전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지는 않았다. 원전이 파괴될 경우 두 국가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전을 직접 타격하지는 않더라도 최근 주변에서 폭발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은 문제다. IAEA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화재가 원전이 직면한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IAEA가 성명까지 내며 원전 외부에서 발생한 화재에 우려를 표명한 이유는 외부 전력선이 원전 주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자포리자 원전으로의 전력 공급이 끊기면 그야말로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 6기의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지만, 원자로는 냉각 작업 중에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전력 공급이 차단되면서 냉각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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