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논란의 이승만 다큐 광복절 편성…무리수에 "취소하라" vs "무편집으로"[이슈S]

▲ 영화 '기적의 시작'. 출처|포스터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KBS가 광복절에 이승만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를 무리수 편성해 논란이다.

12일 방송가에 따르면 KBS는 15일 오후 11시 10분 1TV '독립영화관' 광복절 특집으로 '기적의 시작'을 방영키로 했다. '독립영화관'은 매주 금요일 독립영화를 선정해 방영하는 프로그램이지만, 광복절을 맞아 정규 방송 전날인 목요일에 이를 추가 편성했다.

'기적의 시작'은 독립운동, 건국 등에 있어 이 전 대통령 업적을 주로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올해 2월 개봉해 2만 관객을 모았다. 지난해 12월 영화진흥위원회에 독립영화 인정을 신청했다가 "객관성이 결여된 인물 다큐멘터리" 등 이유로 불인정 판단을 받았고, 재신청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기적의 시작' 광복절 KBS 편성이 알려진 뒤 반발이 잇따르면서 KBS가 또다시 정치색 논란에 본격 휘말리는 모양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9일 역사 왜곡이 매우 심각하다며 '기적의 시작' 편성 취소를 요구했다. 이들은 "어떤 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이 전 대통령은 친일파나 독재자로 평가받아서 안 될 인물이며 ‘건국’은 이 전 대통령 1인의 지대한 업적이라는 왜곡된 주장을 펼친다. 또한 대구 10‧1항쟁을 ‘대구폭동’으로, 여수‧순천사건을 ‘여순반란’으로 명명해 국가 차원에서 정리된 역사조차 왜곡한다. 특히 3‧15 부정선거에 대해 수하들이 저지른 것으로 이 전 대통령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다"고 부연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2일 "이 전 대통령 미화와 칭송으로 가득한 편향적 역사관을 담았다"며 '기적의 시작' 편성 취소를 요구했다. 또 KBS본부는 시민단체와 공동 결의문을 내고 "친일을 잊고 독재를 부정하는 자들이 공영방송에 억지 주장을 내보내려는 시도"라며 "'기적의 시작' 방영 결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KBS 시청자 게시판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광복절 기념 이승만 다큐멘터리 편성 취소하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지난 9일 올라와 12일 오후 6시 현재 3000명의 동의를 넘어섰다. KBS 답변 기준 1000명을 훌쩍 넘겼다.

청원 작성자는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 역사 속에서 3.15 부정선거를 주도하고 제주 4.3 사건을 지휘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인물을 광복절이라는 의미 깊은 날에 기념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것이 과연 공영방송 KBS의 역할과 책임에 부합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는 역사적 인물을 다루는 데 있어 더욱 신중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편향적 다큐멘터리를 광복절에 방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해당 프로그램의 방영을 즉각 철회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반면 '공영방송 KBS에서 8월 15일 광복절 특집을 기념하여 이승만 다큐 '기적의 시작' 방영을 적극 환영하며 편집없는 방영 요청드립니다'라는 정반대 성격의 맞불 청원도 3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 작성자는 "'기적의 시작’은 이승만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의 일대기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이승만의 독립운동, 건국, 6·25 한국전쟁을 승리로 이끈 과정,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반을 다지는 과정 등에 초점을 맞춰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위해 어떤 기여를 했으며 어떤 유산을 남겼는지 알기 쉽게 설명했고 이승만 대통령 역으로 국민배우 임동진이 출연한 재연 장면을 더해 감동을 극대화했다"면서 "20년간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큰 일을 했던 백선엽 장군의 증언, 아들 이인수 박사의 생전 마지막 고백 등을 담아 어디에서도 들어 볼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간곡히 부탁드리오니 편집없는 상영 부탁드린다"고 썼다.

다만 '기적의 시작'은 편집을 거쳐 방송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 실무진의 반발로 담당 실무자를 찾지 못해 임원인 본부장이 일부 내용을 직접 편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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