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내 아들을 낳았다"...백혈병 걸려 유산 두 번 겪은 女, 무슨 일?
2022년 3월 '사촌'의 배에서 내 아들이 태어났다!! 임신을 할 수 없었던 한 여성이 사촌의 자궁을 빌려 기증된 난자로 아기를 갖게된 사연이 공유됐다. 이 이야기는 이 여성이 어렸을 때 백혈병 진단을 받게된 때 부터 시작된다.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선고를 받고도 성공적인 골수 이식으로 새 삶을 살게 된 여성, 이 후 가정을 이뤄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했지만 두번의 유산을 겪어야만 했던 힘든 시간, 결국 아들 테오를 품안에 안기까지 여성이 견뎌온 기적적 시간을 영국 일간 미러가 소개했다.
영국 베드포드에 사는 스테피 굿윈(30세)는 11살 때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이라는 공격적인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 혈액과 골수에 영향을 미치는 급성 혈액암의 일종으로, 주로 림프구(백혈구의 한 종류)라는 특정 유형의 혈액 세포에 발생한다. ALL은 혈액암 중에서 가장 흔한 유형 중 하나로 특히 소아와 청소년에게서 자주 발생하지만 성인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스테피의 증상은 숨이 가빠지는 것부터 시작됐다.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데 호흡이 거세지더니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다음 날부터 기침을 심하기 시작했다. 스테피는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갔다. 의료진은 스테피의 흉부, 즉 가슴 안쪽에 비정상적인 체액이 축적돼있는 것을 발견하고 종합병원으로 보내 검사를 받게 했다.
그 결과 스테피의 가슴 가운데에 종양이 발견됐다. 이 종양이 폐와 심장과 같은 주요 장기를 압박해 폐의 기능을 저하시켰고, 이로 인해 스테피는 계속 숨이 가빴던 증상을 겪은 것이었다. 종양이 주요 장기와 가까이 있는 탓에 수술도 불가능했다. 즉시 화학 요법을 시작했지만 스테피의 골수 95% 이상에 암세포가 퍼져 있어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얼마 못 살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최선으로 의료진은 골수 이식을 제안했다. 스테피의 형제자매 4명 중 남동생 로이스의 골수가 일치해 기증했다. 스테피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열린 것이었다. 브리스톨 아동 병원에서 남동생의 골수 이식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스테피는 "몸이 바로 반응하지 않아 몇 주 동안 무서웠지만, 한 달 후에 몸이 다 적응해 이식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 후 그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남동생 골수 이식 후 완치 됐지만 난소 손상으로 자연임신 불가능
수년 후, 스테피는 연인 제이콥 조셉-하킨(30세)를 만나 가정을 이루기로 하고 결혼했다. 하지만 오랜 항암 치료로 인해 스테피의 난소는 망가져 있었다. 자연 임신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이다. 부부는 IVF(체외수정)을 통해 아기를 갖기로 했다. IVF는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자를 실험실에서 수정시킨 후, 수정된 배아(수정란)를 자궁에 이식하는 과정이다. 이 방법은 자연적인 임신이 어려운 부부에게 임신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생식 기술이다.
2018년 11월, 기증받은 난자를 사용해 IVF 치료를 시작했고 자궁에 수정란 이식도 성공적이었다. 그렇게 아기가 자라기 시작했고 부모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20주차, 아기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며 설레인 마음으로 병원에 갔지만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야만했다. 아기가 20주차에 비해 매우 작았던 것이다. 2019년 8월, 23주차가 되던 날 아기의 심장이 뛰지 않고 있었다. 백혈병 치료로 인해 스테피의 호르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아기가 잘 성장하지 못한 탓이라 했다.
절망했지만 다시 한 번 IVF를 시도했다. 1년 후 스테피는 다시 임신할 수 있었다. 그 기쁨도 잠시, 19주차에 양수가 터졌고 짧은 자궁경부로 인해 아기는 사산됐다. 스테피는 "두 아이를 잃는 슬픔은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며, 더 이상 IVF를 시도할 수 없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체외수정 2회 시도했지만 모두 유산...사촌 켈리가 대리모가 되어 아들 낳아
스테피는 대리모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너무 벅차게 느껴졌다. 그때 사촌 켈리 굿윈(34세)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미 세 자녀의 엄마였던 켈리가 자신이 대리모가 돼 주겠다고 한 것이다. 스테피 부부는 켈리와 함께 병원을 찾아 대리 임신을 시도했다. 2021년 7월, 켈리의 자궁에 부부의 배아를 이식했다. 2주 후 켈리는 스테피 부부의 아기를 임신했다.
켈리는 순조롭게 임신을 했고 부부는 그 과정을 함께 나누었다. 스테피는 "켈리가 대리모였기 때문에 그의 배를 만지거나 병원 방문에 동행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함께 베이비 샤워를 했고, 나는 '엄마 될 사람'이라는 리본을 달았다"고 전했다.
켈리는 2022년 3월 23일 계획된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부부는 켈리 양옆에 앉아 작은 아들의 탄생을 지켜보았다. 스테피는 "테오가 태어나자마자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냈다. 내가 오랫동안 꿈꾸던 가장 달콤한 소리였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사촌이 낳은 아들, 테오는 올해 두 살이 됐다. 최근 유산 인식 홍보대사로 임명된 가운데 3월에는 첫 행사에 스테피와 제이콥과 함께 참석했다. 스테피는 "유산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며 "테오는 우리의 두 천사를 잃은 후 평화와 위안을 가져다주었고, 다른 가족들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테오를 임신했던 켈리는 지금 그의 대모다.
스테피는 마지막으로 "내게 골수 이식을 기꺼이 응해준 남동생, 그리고 대리모가 되어준 사촌 켈리, 이런 가족이 없었다면 나도 테오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이들에게 너무나 많은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켈리는 "당시 스테피와 제이콥을 돕겠다고 나서는데 망설임이 없었다"며 "그들이 두 아이를 잃는 것을 보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었고, 그들이 부모가 되는 것을 나또한 간절히 원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친인척 대리모 허용...불임 부부 늘어나면서 대리모도 증가, 윤리적 법적 논쟁 분분
대리모는 말그대로 아이를 갖고자 하는 부부나 개인을 위해 다른 여성이 임신하고 출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리모는 크게 전통적 대리모와 임신 대리모로 크게 구분된다. 대리모의 난자와 의뢰인의 정자를 이용해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하는 전통적 대리모는 생물학적으로 대리모가 아이의 엄마가 된다. 임신 대리모는 완전 대리모라고도 한다. 의뢰인 부부의 난자와 정자를 이용해 체외수정(IVF)을 하고, 수정된 배아를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하는 경우다. 대리모가 낳더라도 생물학적으로 아이와 관련이 없다.
대리모는 다양한 사회적, 윤리적, 법적 논쟁을 낳고 있다. 불임 부부가 늘어나면서 대리모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늘어난 탓이다. 이 과정에서 임신과 출산이 상품화되고 나아가 아기가 거래의 대상으로 여겨진다는 비판이 가장 크다. 아직 많은 국가에서 대리모 계약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가령, 대리모가 출산 후 아이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경우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른 국가에서 대리모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이의 국적이나 부모의 법적 지위와 관련된 복잡한 법적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외국인이 자국의 대리모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대리모 계약이 주마다 다르게 규제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상업적 대리모가 합법이지만, 다른 주에서는 불법이다. 영국은 상업적 대리모는 불법이지만, '비상업적'(친인척이나 친구 사이의 대리모) 대리모는 허용된다. 위 스테피의 사연처럼 친인척(사촌)이 대리모가 됐기 때문에 절차상 큰 문제가 없었다. 이 경우, 난자 또한 기증 받아 이뤄진 임신 대리모로서 영국에서 생물학적으로 사촌 켈리가 아기 테오의 엄마로 간주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상업적 대리모는 불법이다. 대리모 자체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활발하지 않으며, 부정적 인식도 강하다. 현재 국내 법령에서는 대리모 시술을 매개하거나 실행하는 사람에 대한 형사처벌은 존재하지만 대리모출산을 의뢰한 부부나 대리모를 직접적으로 처벌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리모 출산여행을 막을 근거도 아직 없기 때문에 앞으로 대리모 제도를 인정하는 국가로 가서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리모 문제에 대해 단지 불법이라고 법의 사각지대에 내몰기 보다는 대리모 문제를 좀 더 합리적이고 적절한 방법을 찾도록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샤워 때 렌즈 안 빼"... ‘이것’ 감염돼 실명할 뻔 美여성, 왜? - 코메디닷컴
- "女 임신 잘 되려면...평소 밤 '이 시간' 전에 잠들어라?" - 코메디닷컴
- “11개월 만에 56kg 빼”...초콜릿 달고 다녔던 121kg女, 비결 보니 - 코메디닷컴
- "밥과 면 좋아해" 임지연...잘 먹고도 날씬, '급찐급빠' 관리는? - 코메디닷컴
- 아침에 빵 vs 밥 vs 감자 먹었더니...가장 나쁜 식단은? - 코메디닷컴
- "이 균은 못 죽이네?"...전자레인지서 살아남는 박테리아, 엄청 많네 - 코메디닷컴
- "게임 많이 해서 목 통증?"...실제론 '이 뇌암', 몇 달밖에 못산다는 11세, 무슨 일? - 코메디닷컴
- "약 써도 안 낫게 해" 좀비 곰팡이...다음 팬데믹 위협 경고 나와 - 코메디닷컴
- “덥다고 집에만 있었더니, 근육이 왜 이래?”... 종아리 살리는 습관은? - 코메디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