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김해 레지던시, 하나둘 씩 결실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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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간 운영해 온 국내외 작가의 공동 작업공간인 레지던시가 이제야 하나둘 결실을 보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지난 5월 26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만찬장에 김해미술관이 작업한 한중일 작가 9명의 도예작품 11점이 전시됐기 때문이다.
최 관장은 지난해 4월 다시 김해미술관장으로 복귀한 뒤 지역 작가 육성을 '화두'로 꺼내 든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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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재능있는 작가들 안면
- 자국 전시회 초청 사례들 늘어
- 도예관광 프로그램도 기획 중
“10여 년간 운영해 온 국내외 작가의 공동 작업공간인 레지던시가 이제야 하나둘 결실을 보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최정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장은 최근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을 소재로 대화하는 동안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지난 5월 26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만찬장에 김해미술관이 작업한 한중일 작가 9명의 도예작품 11점이 전시됐기 때문이다.
국제행사장을 빛낸 예술작품이 수도권이 아닌 지역 미술관에서 제작됐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작품들은 비공개로 서울의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공수돼 3개국 정상과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 관장은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그는 “지난 4월 한중일 작가들이 우리 미술관 레지던시에서 공동으로 숙식을 하고 작품을 빚고 있었다. 그때 정부 측에서 ‘작품을 정상회담에 전시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책임자로서 전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미술관은 한중일 작가 14명이 한 달여간 공동 작업한 작품 80여 점을 지난 5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전시하기로 했다.
그는 “14년간 운영해온 우리 레지던시는 해외에서 꽤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모두 500여 명의 재능 있는 작가들이 다녀갔다”며 “언어가 다른 이들을 한데 묶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해외 작가들이 안면을 튼 국내 작가 작품을 자국 전시회에 초청하는 일도 늘고 있다. 황무지에 뿌린 씨앗이 발아해 막 꽃을 피우고 있는 셈이다. 그 중심에 마중물 역할을 묵묵히 해온 김해미술관이 있다.
최 관장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그는 “우리는 최근 정부로부터 김해공예창작지원센터로 선정됐다”며 “동부 경남과 부산 작가를 육성하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분청자기의 고장인 김해 지역 작가 공방탐방, 체험 등을 골자로 하는 도예 관광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들여 지갑을 열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관장은 “지난 9년간 클레이아크미술관장으로 근무하다 퇴임 후 지난 2년간 부산의 한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적이 있다. 이때 저 자신을 뒤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지역 작가 육성에 다소 소홀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최 관장은 지난해 4월 다시 김해미술관장으로 복귀한 뒤 지역 작가 육성을 ‘화두’로 꺼내 든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잠깐의 외부 경험이 자신을 송두리째 바꿨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대학재학 시절 미학을 전공한 그는 “예술은 해석이다. 현대미술의 거장인 마르셀 뒤샹의 변기작품이 생명을 얻게 된 것도 이런 해석과 의미 부여가 키워드가 됐다”며 소신을 밝혔다.
해외와 국내 작가 간 ‘컬래버’에 힘쓰는 최 관장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닮았다. 지역 미술관의 한계를 넘어 해외 미술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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