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합정주공3단지, 텃밭서 기른 가지로 ‘맛있는 행복’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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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텃밭을 일구고 가지를 심어 나눠 드리고 있는데 입주민 모두 좋아하고 있어 뿌듯합니다."
이곳을 관리하는 주택관리공단 경기지사 평택합정3단지 관리소는 매주 단지 내 텃밭에서 난 가지를 입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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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입주민들에 무료 제공
“올해 처음 텃밭을 일구고 가지를 심어 나눠 드리고 있는데 입주민 모두 좋아하고 있어 뿌듯합니다.”
12일 오전 10시께 평택 합정주공3단지 아파트.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아침부터 30도를 웃도는 날씨 속에서도 주거행복지원센터(관리소) 직원들이 가지를 따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400㎡가 조금 안 되는 밭에서 나온 가지는 400여개. 이 가지는 바로 관리소 앞에서 입주민들에게 돌아갔다. 이날 가지를 받고 돌아간 입주민 김윤이씨(70·여)는 “모든 가구에 가지를 다 나눈다는 게 보통 정성이 아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합정주공3단지는 1992년 4월 입주를 시작한 30년이 넘은 영구임대아파트로 6층 저층 아파트 10개동 총 480가구 규모다. 대부분 주거취약계층이고 고령자다. 이곳을 관리하는 주택관리공단 경기지사 평택합정3단지 관리소는 매주 단지 내 텃밭에서 난 가지를 입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 주고 있다. 합정3단지 관리소가 올해 자체적으로 단지 내 유휴부지를 텃밭으로 가꾼 것이다. 사업명도 ‘선한이웃의 팜스토리’라고 이름 붙였다.
가지밭은 본래 빈 땅이었다. 처음엔 잔디가 깔린 푸른 땅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잡초와 잡목이 무성한 유휴부지가 됐다. 관리소는 풀을 뽑고 흙을 사다 부으며 개간해 텃밭으로 경작했다.
김태익 주거행복지원센터장은 “올 1월1일부로 합정주공3단지에 부임해 단지를 순찰하다 보니 중간중간 화단에 작물을 심는 분이 있길래 아예 텃밭을 만들기로 했다”며 “3월부터 두 달 가까이 개간 등 준비 작업을 하고 4월 말에 가지를 심었다”고 설명했다.
관리소 혼자는 아니었다. 텃밭을 일구자는 의견에 합정종합사회복지관, 박중수 임차인 동대표회의 회장과 텃밭 농사에 관심이 있는 일부 입주민도 함께하기로 하면서 지난 4월17일 발대식을 열었다.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이 없도록 복지관은 모종, 거름 등 농사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했고 관리소 직원과 입주민이 가지를 함께 가꿨다.
심을 작물로는 가지가 뽑혔다. 오이, 감자 등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과거 농사를 지은 경험이 있던 305동 입주민 이재문씨(85)가 가지를 추천했다. 수확 시기가 빠르고 수확량이 많기 때문에 토질 상태를 확인하기에 좋아서다. 작물이 정해지자 관리소와 복지관 직원, 입주민들은 바로 텃밭에 가지 모종 300주를 심었다.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는 관리소 직원들이었지만 이씨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배워가며 정성스레 가지를 키워 지난달 12일 첫 수확의 결실을 맛봤다.
김동국 합정종합사회복지관장은 “전국에서도 쓰레기장처럼 흉물이었던 땅을 개간해 가지 농사를 지어 나눠준 곳은 여기가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확물은 동별로 돌아가며 전 가구에 고루 배분했다. 모든 가구가 가지를 받았고 현재는 매주 금요일 아침 가지를 수확해 오전마다 필요한 입주민에게 무료 나눔을 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홀몸어르신과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입주민의 70%이다 보니 서로 소통할 기회가 많지 않고 단절된 느낌이 있었다”며 “가지 나눔이 큰 것은 아니지만 가지를 나누며 서로서로 인사하며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돼 공동체가 화합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내년에는 다른 작물을 심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해영 기자 chy4056@kyeonggi.com
안노연 기자 squidgam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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