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람 공격한 들개…유기견 줄이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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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사람이 들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잇따른다.
지난 6일 오후 동래구 안락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일이 대표적이다.
지난 5일 동래구 온천동에서는 더위를 피해 야간 산책을 하던 40대 주민이 들개 4마리와 맞닥뜨려 화를 입을 뻔했다.
부산시와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들개 신고는 최근 들어 급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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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기심이 부메랑 되어 돌아와
부산에서 사람이 들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잇따른다. 지난 6일 오후 동래구 안락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일이 대표적이다. 60대 남성이 자신의 반려견과 산책하던 중 들개 2마리와 마주쳤고 급히 도망쳤으나 아파트 공동현관 안까지 따라와 공격했다는 것이다. 이 남성은 팔이 물려 병원 치료를 받았다. 지난 5일 동래구 온천동에서는 더위를 피해 야간 산책을 하던 40대 주민이 들개 4마리와 맞닥뜨려 화를 입을 뻔했다. 지난 1월 부산진구에 있는 부산시민공원에서는 20대 남성이 들개에게 얼굴을 물리는 피해를 당하기도 했다.
부산시와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들개 신고는 최근 들어 급증한다. 그 결과 포획된 들개 수 역시 2021년 298마리에서 2022년 331마리, 2023년엔 377마리로 늘어났다. 출몰은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최근 3년 통계를 보면 16개 구군 중 사하구(100마리)가 가장 많기는 하나, 강서구(48마리) 기장군(43마리) 서구(40마리) 북구(34마리) 금정구(31마리) 등도 적지 않다. 남구 연제구 동래구 영도구 역시 두 자리 숫자를 기록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등록된 반려견은 전국적으로 2023년 기준 328만6300여 마리, 부산에는 20만5300여 마리에 이르고 이 숫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한다. 문제는 견주가 이들을 끝까지 제대로 키우면 다행이지만 여기서 일부는 버림받는 신세가 된다는 점이다. 한해 구조되는 유기견이 부산에서만 2300마리가 넘는다. 들개는 대부분 사람이 사육하던 반려견에서 시작된다. 충분한 검토나 계획 없이 강아지를 덜컥 입양했다가 아파트에서 기르기 힘들다거나 돈이 많이 든다는 등 이유로 버리는 일이 실제로 잦다. 재개발 재건축 현장이나 외딴 관광지, 고속도로 등을 중심으로 유기견이나 들개가 많은 건 이런 이유에서다. 상당수는 먹이부족 질병 사고 등으로 사망하지만 적지 않은 숫자가 살아남아 도시와 그 인근을 배회한다. 유해조수로 꼽히기는 멧돼지나 들개나 비슷한 양상이지만, 사안의 구체적인 내막은 이렇게 사뭇 다르다. 인간에게 버림받은 동물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인간을 다시 위협하는 상황이다.
들개는 이동 반경이 넓고 민첩해 노인이나 어린이는 물론 일반 성인에게도 상당히 위험하다. 각종 전염병이나 감염병의 매개가 될 수도 있다. 번식을 통해 급격히 늘어나는 개체수를 포획으로 제어하는 게 우선이겠지만 거기에 투입되는 행정력이나 비용이 만만찮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유기견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있다는 의미다. 동물 유기가 현행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지만 여행 등을 가장해 외딴 섬이나 고속도로에 은밀히 떼어놓으면 일일이 단속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각자가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게 우선이다. 일선 지자체와 소방당국은 포획 작업을 서로 미루지 말고, 보다 기민하게 대처해야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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