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전기차 화재 공포

이은정 기자 2024. 8. 1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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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설립된 테슬라는 첫 번째 전기차 로드스터를 2008년 출시하며 친환경차 시장에 진출했다.

이처럼 판매량 감소 속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면서 '캐즘'이 포비아(공포감)로 바뀌고 있다.

지난 1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가 도화선이 됐다.

실제로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에는 화재가 발생한 1일부터 7일간 전기차 매물 접수량이 전 일주일보다 184%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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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설립된 테슬라는 첫 번째 전기차 로드스터를 2008년 출시하며 친환경차 시장에 진출했다. 2015년에는 세계 최초로 반 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을 전기차에 탑재해 주목받았다. 테슬라의 선전으로 신기술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으나 실제로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2020년대부터다. 2021년 초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고 세계 경제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한 영향이 컸다.


전기차 판매는 2020년 320만 대를 기록한 후 2021년 650만 대, 2022년 1050만 대, 지난해 1380만 대 등으로 급증했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집중하던 회사들은 위기상황을 타개하려 전기차 생산에 나섰다. 파죽지세로 늘어나던 전기차 시장이 올 들어 휘청거리고 있다. 전기차 업계의 실적 저하와 충전소 부족 등 인프라 문제로 전 세계적인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침체기)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판매량 감소 속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면서 ‘캐즘’이 포비아(공포감)로 바뀌고 있다. 지난 1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가 도화선이 됐다. 지하주차장 내 다른 차량 140여 대가 불타거나 손상을 입었고 아파트 설비들도 망가지는 등 전체 피해액이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 질식소화 덮개나 이동식 소화수조 등 기존 장비로는 신속하게 불을 끄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비자는 전기차 구매를 포기하거나 보유한 전기차를 중고시장에 매물로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에는 화재가 발생한 1일부터 7일간 전기차 매물 접수량이 전 일주일보다 184% 늘어났다. 가격도 급락세다.

또 아파트마다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금지하거나 배터리 충전 잔량을 90% 이상 못하게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생산되는 배터리는 액체 형태를 띤 전해질이 새어 나올 경우 발화 위험이 높다. 전문가들은 화재 위험성을 낮출 전고체 배터리를 대안으로 권고한다. 하지만 전고체 양산은 쉽지 않다. 아직 개발 단계인 데다 고가의 원재료 사용량이 많아 대량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전기차 불안감이 커지면서 정부가 12일 긴급회의를 열었다. 13일에는 국내 완성차 제조사 및 수입사와 안전 점검 회의를 한다. 전기차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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