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긴축에 대출 연체율 상승 우려까지…지역 경기 흔들리나

가계대출 2주 새 2조 4747억 원 등 급증…연체율은 3개월 연속↑
지역서도 여신 1조 원 증가…금융당국, 대출 잡으려 금리 인상 나서
버팀목·디딤돌 등 정책대출 금리도↑…"일각선 내수 축소 우려도"

게티이미지뱅크

가계대출 증가세에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인상하며 '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증가세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20조 8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5조 5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전월의 5조 9000억 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4월 이후 매달 5조 원이 넘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주택 매매가 활발해지며 주택담보대출이 5조 6000억 원 증가한 게 눈에 띈다.

지역에서도 대출 잔액 증가 추세는 이어졌다.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의 '5월 중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보면 금융기관 여신 잔액은 1조 1786억 원으로 전월 6293억 원에서 증가 폭이 확대됐다. 가계대출은 1630억 원에서 1967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주담대 잔액도 2691억 원에서 3573억 원으로 늘었다.

이 같은 대출 증가세의 원인으론 금리 인하 기대감과 주택 매매량 증가,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 연기 등이 꼽히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박민철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차장은 "주택 거래가 이뤄지면 2-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실행으로 연결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7월 주택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의 증가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인상 조치를 취하며 본격적인 대출 규제에 나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9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는 연 4.290-6.514%로, 지난 2일(연 4.030-6.548%)보다 하단이 0.260%포인트 올랐다.

정부도 버팀목·디딤돌 등 정책대출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하며 적극적인 대출 조이기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출 규제 효과에 대한 의문과 함께 금융 부담에 따른 내수 축소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 대출 금리 인상이 대출 증가세에 주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정책 대출은 대환 대출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실수요자들은 저축·지방은행 등 대체할 방안을 찾을 것이다. 오히려 지역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 시민들의 이자 비용 부담에 따른 경기 축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