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비닐하우스 ‘돋보기 현상’ 화재 주의
[앵커]
요즘처럼 폭염과 국지성 호우가 이어지는 여름에는 농촌 비닐하우스 천장에 물이 고이기 쉬운데요.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자칫 불이 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김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비닐하우스가 밀집한 경남의 한 농촌 마을.
비닐하우스 천장이 아래로 처져 있습니다.
비가 오면 여기에 물이 고이기 쉽습니다.
내부에는 붙에 타기 쉬운 마른 나뭇가지와 종이도 쌓여 있습니다.
[비닐하우스 농민/음성변조 : "햇빛 자체가 비닐이 좀 헐렁하면 물이 고여 있다고 생각하면 (이게) 완전 렌즈 아닙니까…"]
비닐하우스 위에 고인 물이 돋보기 역할을 하면서 내부에 자연 발화를 일으키는지 실험해봤습니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외부 온도는 34도, 햇빛이 비닐 위에 고인 물을 통과해 바닥에 모입니다.
종이를 내려놓자마자 금세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검은 종이는 5초, 흰 종이는 10초 만에 불이 붙습니다.
비닐이 투명할수록, 물체의 색이 짙을수록 불은 더 빨리 시작됐습니다.
[김정학/경남경찰청 과학수사계 팀장 : "더운 시간에 초점이 맞아지는 부분에 가연성 물질이 있는 경우는 실험 결과로서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2020년 이후 이 같은 '돋보기 효과'로 일어난 화재는 전국에서 모두 132건.
올해도 29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여름철에 집중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비닐하우스 천장에 물이 고일 경우 신속하게 제거하고, 내부에는 불이 쉽게 붙는 물건을 쌓아두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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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기자 (mzk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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