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법원에 자구안 제출…경영구조 개선·비용 감축 등 담겨

자율 구조조정 지원, 이른바 ARS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티몬·위메프 측이 오늘(12일) 법원에 낸 자구계획안에는 경영구조 개선과 비용 감축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두 회사는 오늘 낮 2시쯤 서울회생법원에 외부 투자를 유치해 채무를 변제하고, 구조 개선과 비용 감축을 통해 경영을 정상화하는 내용 등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했습니다.

구조조정펀드나 사모펀드 등을 통해 투자를 받고, 이 자금으로 상당수 채권자에게 채무를 상환한 뒤 경영 정상화를 통해 3년 내 회사를 재매각하는 것이 자구안의 골자입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SBS와 통화에서 "지난주에도 구조조정펀드와 사모펀드 등 세 군데를 만났고, 내일도 법원에서 협약을 맺은 펀드가 참여한다고 해 자구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류 대표는 이어 "회계법인으로부터 '난이도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끝까지 자신감을 갖고 설득하려고 한다"며 의지를 보였습니다.

자구안에는 소액채권자의 채무를 우선 변제해 채권자 수를 줄이는 방안도 담겼습니다.

류 대표는 "약 250억 원 정도면 (6만 3,000여 명인 위메프의 채권자 가운데) 채권액 200만 원 미만인 약 6만 명의 채무를 변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먼저 변제하면 빠른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영구조 개선과 비용 감축 관련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경영구조 개선과 관련해 류 대표는 "규모의 경제를 추구해 볼륨을 키우던 기존 방식에서 저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크다"며 "월 2,000억 원 이상 거래액을 내는 규모를 가져가는 사업보다는 월 500억 원 안팎을 내면서도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하는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간 최저가 가격 선점이나 상품권 판매 등 타사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손해가 컸다"며 "그런 부분을 최대한 다이어트 하고 월 6~7%의 이익을 냈던 특가 코너 등에 주력하는 방식"이라고도 했습니다.

비용 감축과 관련해서는 "고정비를 줄이는 게 가장 크다"며 "사무실 임대료나 인건비, CS(고객서비스)비용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담았다"고 말했습니다.

류 대표는 "고객센터 운영 등 CS비용으로 월 5억 원씩 들이던 것을 챗봇 등으로 대체하고, 업무 공간을 줄이는 등 모두 더하면 월 20억 원 가까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두 회사가 제출한 자구안은 내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오후 3시에 비공개로 열릴 회생절차 협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입니다.

협의회에는 티몬·위메프 측과 채권자협의회 구성원, 재판부가 참석을 허가한 채권자, 정부·유관기관이 참석합니다.

두 회사 모두 자구안을 실제 실행할 투자자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채권자들이 자구안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만약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면 다음 달 2일이 시한인 ARS 프로그램이 조기 종료돼 회생 절차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티몬·위메프는 지난달 29일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했습니다.

법원은 우선 다음 달 2일까지 회생 절차를 멈추고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ARS 프로그램을 승인했습니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