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서 수배자 놓친 檢…안일대처 드러나

김용구 기자 2024. 8. 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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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수배자를 놓친 '창원 모텔 흉기 인질극 사건(국제신문 12일 자 10면 보도)'과 관련해 검찰이 안일하게 대응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수배자가 있는 객실을 급습하고도 옷을 입을 시간을 줘 흉기를 확보하도록 놔두는가 하면 건물 외부에 수사관을 배치하지 않았던 사실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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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급습 후 옷 입는 시간 줘 흉기 난동·인질극 빌미 제공

- 모텔 외부에 수사관 미배치
- 도주 50대 창원지검에 자수

눈앞에서 수배자를 놓친 ‘창원 모텔 흉기 인질극 사건(국제신문 12일 자 10면 보도)’과 관련해 검찰이 안일하게 대응했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수배자가 있는 객실을 급습하고도 옷을 입을 시간을 줘 흉기를 확보하도록 놔두는가 하면 건물 외부에 수사관을 배치하지 않았던 사실이 포착됐다. 수배자는 도주 이틀 만에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창원에서 내연녀를 상대로 흉기 인질극을 벌인 50대 수배자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사진은 CCTV에 포착된 인질극 모습. 독자 제공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8시37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모텔 건물에서 한 손에 흉기를 든 채 뛰쳐나온 50대 남성 A 씨가 함께 있던 여성 B 씨와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수사관 3명은 7층 승강기 앞에서 불과 1~2m 거리를 두고 대치하고도 이들을 놓쳐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당시 A 씨는 B 씨 목을 제압한 채 흉기로 위협하며 비상계단으로 이동한 뒤 다시 5층에서 승강기에 탑승, 1층 쪽문을 통해 건물 외부로 달아났다.

그런데 수사관들이 이들이 묵었던 7층 객실을 덮칠 때에도 도주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관들이 객실에 최초 진입했을 때 B 씨가 알몸으로 있던 터라 옷을 입을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수사관들은 문을 닫고 복도로 나왔다. 그러나 문이 재차 열렸을 땐 A 씨 손에는 흉기가 들려진 상태였다.

A 씨는 처음에 수사관들을 위협하다 여의치 않자, B 씨에게 흉기를 겨누며 승강기가 있는 복도로 달아났고 결국 도주에 성공했다.

창원지검은 A 씨의 건강 상태가 나빴고 흉악범도 아니어서 경력을 부르지 않고 수사관 4명을 투입해 당일 검거에 나섰다고 해명했다.

A 씨는 도주 이틀 만인 전날 밤 11시5분 창원지검 상황실에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 측은 A 씨가 사용하는 연락처를 확보한 뒤 여러 차례 설득한 끝에 얻은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현재 창원중부경찰서에 인계돼 흉기 인질극을 벌인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조사를 받고 있다. A 씨는 수사망을 피해 마산지역 모텔 등을 전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사기와 무고,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법정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A 씨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건강상 치료를 이유로 구속 집행 정지로 풀려났다. 그러나 치료 후 교도소로 복귀하지 않고 도피 행각을 선택했다. 이에 검찰은 그를 수배하고 사건 당일까지 약 4개월간 추적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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