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능성 있지만 우려도…교사 참여 확대해야"
[EBS 뉴스]
인공지능은 최근 학교 현장에서도 뜨거운 화두인데요.
세계 교원노조들의 연맹 단체인 국제교육연맹이 최근 교육에서 AI 기술 활용 여부는 교사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취지의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당장 내년부터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예고된 상황인데, 세계 교육계에선 이 사안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178개국 383개 교원노조들의 모임
국제교육연맹 (Education International)
'기술, AI 그리고 교직의 미래'
지난 2일 제10차 총회에서 결의문 채택
"교사는 AI 기술 '끊을 권리' 필요…
데이터 '가능한 적게' 수집돼야"
한국은 내년 AI 교과서 도입…
국제사회가 보는 우려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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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국제교육연맹 총회를 직접 다녀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황현수 국제부장과 함께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지난 2일 아르헨티나에서 국제교육연맹 총회가 열렸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뜨거운 현안인 AI 디지털교과서가 주제였습니다.
해외에서도 관심이 큰 모양입니다.
황현수 국제부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국제교육연맹, EI라고 하는데요, 제10차 총회가 있었습니다.
지금 전세계 교사들이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의제들에 대한 논의가 되었는데요.
이런 의제들은 결의문 형태로 상정되고, 논의한 후 채택이 됩니다.
이번에 총 43개 다양한 내용의 결의문이 총회에 상정되었는데요, 그 첫 번째 결의문이 "기술, AI, 그리고 교직의 미래"라는 결의문이었습니다.
이 결의문에서 제가 현재 한국에서 진행 중인 교육부의 AIDT 사업에 대한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핵심적인 내용은 지금 너무 졸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에 국민의 혈세 수조 원이 사용될 것이고, 공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세금이 사기업체로 들어가는 문제, 교사나 학생들의 민간한 정보가 사기업체에 축적이 되는 문제 등을 제기했습니다.
이 EI 결의문에서 우려하는 내용이 한국에서 그대로 지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EI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 파견을 요청했습니다.
AI의 무차별적인 교육에 대한 적용에 많은 우려를 참석한 교원들이 표현을 했습니다.
결의문 내용과 한국 AIDT 사업, 공교롭게도 대치되어지는 부분들이 참 많이 있었습니다.
참석한 전 세계 교원들로부터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서현아 앵커
아무래도 인공지능이 지금 전 세계 교육에서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결의문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황현수 국제부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본 결의문에는 코로나 이후에 특히 AI 분야에 급속한 발전이 있었다는 사실, 이와 더불어 AI가 교육 현장으로 무분별하게 들어오고 있다는 것, 교육 환경에 있어 AI의 역할과 영향에 대한 좀 더 세부적이고 독립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학교 현장에 AI가 도입되는 것은 그 시작하는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현장 교사나 교원단체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것, 디지털 격차가 교육 불평등을 더 심화 시킬 수 있다는 내용,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사교육업체의 데이터 마이닝 형태로 보관되어질 수 있다는 것, 이런 어떤 문제에 축적된다는 문제 등이 이 결의문 내용에 포함돼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우리나라에서는 내년부터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예정이 되어 있습니다.
교사를 도와서 AI가 맞춤형 수업을 해줄 수 있고, 이로 인해서 학생들의 어떤 교육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라는 기대 때문인데, 어떻습니까?
총회에서도 여기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까?
황현수 국제부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EI 사무총장이나 회장도 이 문제에 대해 상당히 많은 관심을 표현해 주셨고요.
사실 이 AI와 교육의 문제는 이번에 처음 논의되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코로나와 함께 국제 교육계에서 발 빠르게 이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해왔습니다.
유네스코, OECD, EI도 마찬가지고요.
AI가 교육현장에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많은 새로운 가능성도 있을 수 있지만, 또 우려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죠.
사실 이미 디지털과 AI는 우리 삶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습니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문제는 이게 교육의 현장으로 도입될 때 매우 신중하게 접근을 해야한다는 것이 국제 교육계의 의견입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특히 유네스코는 2021년에 "인공지능과 교육, 정책입안자를 위한 지침"이란 보고서를 발간한적이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AI 사용에 대한 규제 사항은 만들어져 있는지, 교사의 지위와 학교의 필요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교육 재정은 근본적인 교육의 목적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내용입니다.
EI도 2023년에 "AI와 교육의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란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AI가 학교 현장에 그다지 그렇게 유용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훨씬 더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결국 교육인 교사와 학생이라는 인간의 만남이고, 디지털이 끼칠 수 있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는 것이 EI 보고서의 결론이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많은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교육의 본질에 주목을 해야 되고 우려에 대해서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지적해 주셨습니다.
이와 함께 국제교육연맹의 국제조사단 파견도 요청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부분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황현수 국제부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일단 총회에서 제가 제안을 한 상태고요, EI 지도부에서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David Edwards 사무총장도 한국이 이런 디지털 분야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앞서 있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향후 진행 상황이 다른 OECD 국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한국에서 진행되어지고 있는 내용을 EI로 바로바로 좀 전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요.
그런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예정인 EI 집행위원회에서 한국 AIDT 조사단 파견 논의가 진행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EI에서는 인공지능(AI)의 학교 도입 문제는 디자인부터 교사와 함께 해야 된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고요.
그 부분부터 한국 정부는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우리나라는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내년으로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추진이 되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황현수 국제부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우선 교실혁명 선도교사라고 전국에 1만 2천여 명의 선생님들 연수가 지난 4월부터 진행이 됐고 이번 지난주에 대구에서 마지막을 했는데요.
제 주변에도 이 선도교사단에 참가하신 선생님들이 참 많으세요.
이분들 처음에 참가해서 단톡방에서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교과서 연수를 받으라는게 말이 되냐, 교육부가 11월까지는 절대로 공개를 못한다, 여기에 참가하고 있는 사기업체들의 어떤 기밀이라고 해서요.
그래서 프로토타입 맛보기 정도의 어떤 부분을 강사 연수에서 진행했고 그리고 참가하고 있는 연수 강사도 뭔지 잘 모르고 교사도 모르고 나중에는 AI나 디지털 이야기는 없어지고 학교에서 어떻게 아이들과 수업할까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흐지부지 연수가 끝났다고 해요.
저는 이 AIDT 사업에서 본질적으로 가장 큰 문제점은 "교사를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를 교육, 교육 정책에 있어서 파트너라고 인식하지 않고, "교육부에서 이런 정책을 만들었으니, 당신들은 이 정책이 학교 현장에 잘 도입될 수 있도록 실현시키시오." 이런 태도로 교사를 바라 본다는 것이죠.
해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나중에 실패하면 교사들 탓할게 뻔합니다.
이런 태도로 어떻게 백년지대계를 도모할 수 있겠습니까? 교육학술정보원(KERIS)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개발해서 현장적합성 검토 기간은 2024년 12월~2025년 2월, 고작 3개월하고, 그것도 학생, 교사 방학기간 중에요.
그리고 25년 3월부터 바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국민의 혈세 몇 조 원이 들어가는 중요한 교육 정책을 왜 이렇게 서둘러서 진행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해외에서 보면 새로운 교육정책 하나 현장에 도입하려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합니다.
몇 년에 걸쳐서 계획하고, 검토하고, 현장 시범학교 운영하고 나서 최종적으로 함께 결정을 하죠, 교육부가 내년 3월 AI교과서 투입 일정에 꿰맞추기 위한 계획이라고 생각하고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좀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시범학교 운영도 해보고 여러 선생님들 의견도 들어보고 해서 AI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이 순리에 맞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이주호 부총리는 국제단체의 권고를 존중하며 AI 교과서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무엇보다 학생들을 중심에 놓고, 미비점을 보완해 나가기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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