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윤리자문위, ‘성추행 시의원’에 “출석정지 15일 적합”

최예린 기자 2024. 8. 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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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 윤리자문위원회가 성추행 혐의로 피소돼 징계 회부된 송활섭 대전시의원에 대해 "출석정지 15일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여민회·대전여성단체연합·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등은 지난 8일 성명을 내 "대전시의회 윤리자문위는 가해 시의원의 소명만 듣고 출석정지 15일 의견을 정했다"며 "관대한 징계 수위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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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여민회,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시민단체가 최근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송활섭 대전시의원과 관련해 지난달 10일 오전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의회는 당장 윤리위원회를 열고, 송 의원을 징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대전여민회 제공

대전시의회 윤리자문위원회가 성추행 혐의로 피소돼 징계 회부된 송활섭 대전시의원에 대해 “출석정지 15일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법률 전문가가 3명뿐인 윤리자문위가 가해자로 지목된 의원의 소명만 듣고 내린 결론이라, 전문성·공정성 면에서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대전시의회 윤리자문위는 송 의원의 소명을 들은 뒤 송 의원의 징계 수위 의견으로 ‘출석정지 15일’을 결정했다. 송 의원은 지난 2월과 3월 국민의힘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의 캠프 일을 돕던 변호사 사무실 소속 30대 초반 여성 직원 ㄱ씨를 성추행 한 혐의로 피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대전시의회는 지난달 12일 송 의원을 징계 회부했고, 징계 절차상 윤리자문위는 징계안을 결정하는 윤리특별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했다. 현재 대전시의회 윤리자문위의 위원은 변호사와 법학과 조교수 등 법률 전문가 3명과 컴퓨터공학과 교수, 미디어콘텐츠과 교수, 미술디자인과 조교수, 대전시의회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윤리자문위가 성추행 혐의 시의원에 대해 경징계에 가까운 징계 의견을 내자 지역 여성단체는 크게 반발했다. 지방자치법에서 정하는 시의원의 징계 종류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제명 등 4가지다.

대전여민회·대전여성단체연합·대전여성폭력방지상담소시설협의회 등은 지난 8일 성명을 내 “대전시의회 윤리자문위는 가해 시의원의 소명만 듣고 출석정지 15일 의견을 정했다”며 “관대한 징계 수위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피해자가 직접 출석하지 않더라도 서면과 대리인 출석 등 여러 방식으로 피해자의 입장을 들을 수 있지만, 윤리자문위는 피해자의 입장을 듣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을 고소한 피해자는 지난달 송 의원에 대한 징계 회부 소식을 듣고 직접 작성한 의견서를 대전시의회 사무처에 보냈다. 해당 의견서에는 구체적인 피해 상황과 송 의원 징계 필요성에 대한 피해자 의견이 적혀 있다. 그러나 윤리특위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대전시의회 운영전문위원실은 피해자의 의견서를 민원서류로 보고 “이름·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기재하지 않으면 민원 접수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성추행 피해자가 실명으로 본인을 드러내지 않는 이상 ‘시의회 차원에선 어떤 문서도 공식 접수할 수 없다’며 윤리특위에 피해자 의견서를 아예 전달하지 않은 것이다.

시의회 운영전문위원실 관계자는 “모든 민원 처리 절차는 공평해야 하므로 (성추행 피해자에 대해서도) 같은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성추행 피해 사실) 내용에 대해선 언론 보로를 통해 윤리특위 위원들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 의견서)를 소명 자료로 채택하지 않는 것으로 윤리특위 쪽과도 협의했다”고 말했다.

김선광 대전시의회 윤리특위 부위원장은 “윤리자문위 의견을 참고사항일 뿐 제명안 내용은 윤리위원들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경찰 수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만으로도 어느 정도 사실 확인이 가능한 상황이라 오는 16일 열리는 윤리특위 회의에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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