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금리 월 5회 올려도 못잡는 `대출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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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한 달 사이 주담대 금리를 다섯 번이나 올렸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한 달 사이 주담대 금리를 3차례 올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를 올려도 국고채 금리가 내리고 있어 반복적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려야하는 헛발질만 계속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시기를 오는 9월로 두달 늦춘 탓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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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금리 하락에 조정 헛발질
"주택값·금리·공급 '3박자' 필수"
시중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한 달 사이 주담대 금리를 다섯 번이나 올렸다. 하지만 '대출 광풍'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5대 은행 주담대는 지난달 또다시 5조원 넘게 급증했다. 이에 적절한 정책조정 없이 관치형 금리 인상 압박에만 의존하고 있는 당국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인상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앞서 지난달 15일, 22일 은행채 3년·5년물 기준 금리를 0.05%p씩 높였다. 지난달 29일에도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p 인상했고, 지난 7일에도 주담대 금리를 0.3%p 올렸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한 달 사이 주담대 금리를 3차례 올렸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8일과 29일에 각각 0.2%p씩 금리를 높였고, 지난 8일에는 0.3%p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2일, 24일에 이어 이달에도 주담대 금리를 0.15~0.3%p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인상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탓에 주담대에 연동된 국고채 금리가 낮아지면서 인상 효과를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를 올려도 국고채 금리가 내리고 있어 반복적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려야하는 헛발질만 계속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시기를 오는 9월로 두달 늦춘 탓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전 달보다 5조6000억원이 늘어 88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다. 주담대는 4월부터 매달 4조원을 넘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정부가 금리를 직접 통제하는 정책 주담대는 줄었지만 일반 주담대는 오히려 늘었다. 은행권의 일반 주담대는 7월에만 6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월(4조9000억원)대비 2조원, 전년(3조9000억원)대비 3조원 각각 늘었다. 지난 6월 1000억원 증가했던 정책대출(디딤돌· 버팀목 대출 등)은 오히려 2조원 줄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은행 자체의 주담대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주담대 급증 속에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월 거래량을 넘어 4년 만에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신고된 7월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6911건(계약일 기준)에 달했다. 7월 계약분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20일가량 남았는데 전월 거래량(7450건)의 92.8%까지 도달한 것이다.
권의종 금융시장연구원장은 "정책 수단으로서 금리를 활용할 순 있지만 일관성 없이 자주 금리로 대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가계대출을 잡으려면 주택가격, 금리, 공급 세 가지 모두를 조정해야 한다. 정부로선 공급을 당장 늘릴 수 없어 금융으로 통제하려다 보니 금리만 조정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형연·김경렬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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