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경수 복권’ 두고 “갈등 안 돼”…복권 반대에는 공감대

이윤우 2024. 8. 12. 18: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 문제를 둘러싼 당정 갈등 우려에 여권 내에서는 “갈등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오늘(12일) 당내 4선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한 뒤 기자들을 만나 “제 뜻은 이미 알려졌고 충분히 전달된 것으로 봐서, 구체적 이야기는 드리지 않겠다. 기다려 보자”고 말을 아꼈습니다.

앞서 한 대표는 김 전 지사의 복권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대통령실에 수차례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김경수 복권 반대…대통령과의 갈등으로 비춰져선 안 돼”

한 오찬 참석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대통령 통치 행위의 일환인데, 괜히 이런 걸 자꾸 이야기해서 갈등으로 비춰져서는 안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진의원들은 복권 문제를 재고할 수 있는 상황이면 재고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라며, “참고를 해달라는 뜻이지 대통령 판단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김경수 전 지사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파괴한 범죄를 저지르고 반성도 안 하는데, 복권 시켜 다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게 안 맞지 않느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당 내 중진 의원들이 김 전 지사의 복권 문제에 반대하면서도, 이를 두고 대통령과 당이 갈등하는 모양새로 불거지는 것은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한 오찬 참석자는 김 전 지사의 복권 문제를 두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사람인데 복권이 이루어진다는 것에 대해 좀 더 심각하게 보고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실에 해당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갔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또 “정치 사범에 해당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복권을 한다는 것에 대해 당원들이나 지지층이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당 전체의 의견을 모아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 차원의 공식적인 의견 표명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당 내 이런 반대 움직임이 있다는 동향을 파악해서 전달은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습니다.

■ “여당 입 다물고 있어야 하나?…국민 눈높이 맞아야”

친한계로 분류되는 일부 당 지도부는 김 전 지사 복권 문제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인 진종오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지사 복권을 두고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은) 국민을 분노케 했던 사건이라는 부분에서 우리가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습니다.

또 지명직 최고위원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동훈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에 반대 입장을 낸 것이 대통령 권한 침해란 비판에 대해 “여당 정치인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냐”며 반박에 나섰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권한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대통령이 내린 결정이니까 여당에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마라’고 얘기하는 것은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우리가 반기를 드는 것도 아니고 ‘이런 여론이 있다’, 당원 게시판이 수천 명 당원의 항의로 도배가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당 대표나 여당 정치인들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별로 합당한 지적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한동훈, 왜 반대?…“보수 정체성·김경수 정치활동 반대 명분 쌓기”

지난 8일 밤 김경수 전 지사가 복권 대상에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부터 한 대표는 여러 경로를 통해 대통령실에 복권 반대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대표 측근은 “김 전 지사 복권 반대는 한 대표가 법무장관 시절부터 해왔던 생각”이라며 “특히 사면 결정 이후 김경수 전 지사가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보수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 대표는 친윤계 등으로부터 “진중권, 김경율 등 좌파 출신 인사들과 소통한다” “강남 좌파”라는 등 정체성 공격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김 전 지사 복권과 관련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복권 반대 글이 잇따라 게시되면서, 이를 계기로 보수 진영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향후 김 전 지사가 정치활동을 재개할 경우에 대비한 공세 명분 쌓기로도 풀이됩니다. ‘부정선거사범’, ‘댓글 여론조작’ 공세가 불거질 경우 여당 내 복권 반대 입장도 분명히 있었다는 기록을 남긴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여권은 서둘러 김 전 지사 복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 기류 봉합에 나섰습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되고 나면 필요한 말씀을 드리겠다”며 “한 대표도 확정되면 입장을 내든지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윤우 기자 (yw@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