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투자 80%는 해외업체 배불렸다 [진정한 반도체 강국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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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을 앞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시장에서는 절대강자인 반면 반도체 장비에 있어서는 국산화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수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회장은 "반도체 시장이 호황에 접어들면서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 강세를 보이는 우리나라가 주목을 받는다"며 "하지만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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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투자 199억弗중 160억弗
ASML·도쿄일렉 등이 가져간 셈
비메모리 경쟁력도 여전히 열세
"이대로면 반쪽 강국 못 벗어나"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시장에서는 절대강자인 반면 반도체 장비에 있어서는 국산화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메모리반도체보다 2배 이상 큰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분야에서 '첨병' 역할을 하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들 경쟁력은 미국과 중국, 대만 등 경쟁국과 비교해 크게 뒤진다는 평가다.
12일 SEM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는 1063억달러 규모였다. 이 중 우리나라는 199억달러로 중국 366억달러에 이어 반도체 장비 투자국 2위였다.
하지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국산화 비율은 수년째 2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반대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이 장비에 투자한 금액 중 80%가량이 해외 업체들에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수치상으로는 지난해 반도체 장비 투자액 199억달러 중 160억달러 정도가 네덜란드 ASML과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 해외 장비업체들로 빠져나간 셈이다.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팹리스 경쟁력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팹리스는 반도체 연구개발(R&D)만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전 세계 팹리스 시장에서 우리나라 점유율은 고작 1.5%에 불과하다.
김경수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회장은 "반도체 시장이 호황에 접어들면서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 강세를 보이는 우리나라가 주목을 받는다"며 "하지만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3%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반도체 업계가 팹리스와 함께 반도체 장비 경쟁력 강화에 나서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반쪽짜리' 반도체 강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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