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한동훈… ‘김경수 복권’ 확전 자제

유태영 2024. 8. 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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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 문제에 관해 직접적 언급을 삼가고 있다.

앞서 한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대통령실에 피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 전 지사 복권을 확정하면 '윤·한 충돌'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지만, 일단 확전 자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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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에 ‘반기’ 드는 모양새 우려
“제 뜻 충분히 전달돼” 말 아껴
당원 수천명 “복권 반대” 항의
일부 중진 “尹, 여러의견 청취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 문제에 관해 직접적 언급을 삼가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대통령 고유 권한인 사면·복권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모양새가 연출되는 만큼 갈등 불씨를 키우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4선 의원 오찬회동 참석하는 韓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4선 의원과의 오찬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김도읍·윤영석·이종배·이헌승·한기호 의원이 참석한 이날 오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복권 반대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한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김도읍·김상훈·윤영석·이종배·이헌승·한기호 등 4선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 뜻은 이미 충분히 전달된 걸로 본다”며 “더 구체적인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대통령실에 피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 전 지사 복권을 확정하면 ‘윤·한 충돌’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지만, 일단 확전 자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대통령 권한은 존중돼야 하고, 이 사태가 당정 갈등으로 번지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에 한 대표 본인이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7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친윤석열)계 일각에선 한 대표가 측근 전언 형태로 문제 제기를 한 데 대해 “명분도 없고 방식도 잘못됐다”며 부글부글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원 게시판에서 수천 명이 항의할 정도로 당 저변에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이날 오찬 회동에서 중진들도 한 대표에게 “민주주의 파괴범에 대한 복권은 당원·지지자가 용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한 회동 참석자는 통화에서 “복권 결정이 정확하게 대통령의 뜻인지 아직 확인이 안 됐지 않으냐”며 “당대표 뜻을 대통령이 수용하는 모습이 국민이 보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도 “대통령께서 여러 의견을 종합해 최종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당정 갈등으로 비치지 않게 용산과 긴밀한 의사 소통을 해 달라고 한 대표에게 요청했다”고 했다. 한 대표는 “부정적 여론이 많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당정이 원만하게 가야 한다는 데에는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를 두고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취약점으로 꼽히는 당내 지지 세력을 넓히는 데에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또다른 참석자는 “민생 현안 해결에도 당정 간에 방법론이 다를 수 있는데, 그때마다 갈등으로 비칠 것 같아 큰일”이라고 우려했다.

한 대표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둘러싼 논란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 문제가 또다른 갈등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유태영·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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