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면 좋다? 참으면 병 된다? 방광 살리는 소변 타이밍 [글쓰는 닥터]
여러분 방광도 늙는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우리 삶에서 아주 중요한 배출 행위인 소변. 누구는 참지 말라 하고, 누구는 참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변을 참다가 눠야 할까요, 아니면 생각날 때 그냥 눠야 할까요.
남자는 나이 들수록 화장실 들락거리는 횟수가 늘어납니다. 방광과 요도 사이에 자리 잡은 전립선이 커지면서 오줌줄을 눌러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 못하는 탓도 있고요, 노화로 방광의 탄력성은 줄고 민감성은 높아지기 때문이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50대가 되면 과민성 방광 상태가 됩니다. 소변이 자주 마려워지는 거죠.
예를 들어 과민성 방광 상태일 때 방광에 소변이 100cc만 차도 화장실에 갔다고 칩시다. 100cc는 종이컵 반 컵 정도의 양입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뇌는 “이 정도 양일 때 소변을 봐야 하는구나” 하고 인식합니다. 그러면 실제로 방광에 오줌이 다 차지 않아도 소변을 누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그렇게 되면 자주 요의를 느끼고 화장실에 뻔질나게 들락거리게 되죠.
따라서 방광에 소변이 넉넉히 찰 때까지 참아야 합니다. “소변 참으면 병 돼”라는 말! 절대 아닙니다. 소변 참기를 반복해야 나중에 방광에 가득 찰 때까지 요의가 안 생기고, 한 번에 시원하게 소변을 눌 수 있게 됩니다. 소변은 오히려 참아야 좋은 것이죠. 참고로 소변이 방광에 오래 머물러 있다고 해도 신체에 위해는 없습니다.
◇소변 참는 법
일단 요의를 느끼면 오줌을 참기가 쉽지 않죠. 방광 예민성이 심한 사람은 고속버스 여행을 못 할 정도입니다. 자칫하면 지릴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소변을 참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변이 마려워 싸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항문 괄약근을 지그시 조여 보세요. 방광 출구와 항문 괄약근을 담당하는 신경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항문과 회음부를 조이면 방광 출구가 오므라들면서 요의가 사라집니다. 이 연습을 할 때 언제든 화장실로 달려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세요.
항문 조이기를 꾸준히 연습한다면 방광에 고이는 소변량이 늘어나 화장실 가는 횟수도 줄고 한 번에 나오는 소변량도 많아집니다. 이 방법은 요로결석이나 신장 질환 등이 없을 때 적용해야 합니다.
◇남성 소변 문제 해결법
중년 이후 남자 중에 소변보고 나서 오줌 몇 방울을 속옷에 지려 난처하다고 말하는 이가 의외로 많습니다. 소변보고 나서 ‘터는 행동’으로 나름 깔끔하게 뒷마무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옷을 추스르거나 걸어 나오는 과정에서 오줌 몇 방울이 뚝 떨어져 낭패를 본다는 거죠. 그러면 다들 “전립선이 약해졌나” 하고 투덜댑니다. 속옷에 소변이 묻기 때문에 냄새가 나고, 위생적으로도 찜찜하죠.
이를 의학적으로 ‘배뇨 후 요점적’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나이 든 이의 고개를 숙이게 하는 이 작은 물방울, 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배뇨 후 요점적 현상은 회음부에 남아 있는 오줌이 뒤늦게 나오는 현상입니다. 남자의 요도는 방광과 전립선 경계에서 시작되어, 항문과 고환 사이 회음부 요로로 내려왔다가 성기 쪽으로 올라갔다 미끄럼틀 타듯 내려가며 끝납니다. 따라서 중력의 영향을 받는 가장 아래쪽 회음부 요도에는 오줌이 항상 남아있게 됩니다.
젊었을 때는 회음부와 요도 주변 근육이 발달되어 소변보면서 짜주는 힘으로 그 부위 오줌이 성기 쪽으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회음부 골반과 요도 주변 근육이 약화됩니다. 요도의 탄성도 줄면서 회음부 요도에 상당량 소변이 남게 됩니다.그러다 배뇨 후 몸을 움직이는 과정에서 회음부 근육이 조여져 그 오줌이 밖으로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전립선이 느슨해서 생긴 문제가 아닌 것이죠.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소변을 다 보고 나면 회음부에 순간적으로 힘을 주어 남은 오줌을 짜주면 됩니다. 배뇨를 마무리할 때 까치발을 하는 것도 요도 탄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안 되면, 회음부를 손으로 직접 눌러서 남은 소변을 밀면 됩니다.
하지만 이 동작은 공중 화장실에서 다소 민망할 수 있기에, 평소에 회음부 근육 단련을 하는 게 좋습니다. 항문과 회음부 주변 근육을 약 3초간 힘을 주어 수축시켰다가 풀어주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앞서 얘기한 소변 참기에도 도움이 됩니다. 회음부 조이기는 나이 든 방광과 요도 회춘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요.
◇여성 소변 문제 해결법
여성은 남성과 달리 요도가 방광에서 나와 아래로만 향하고, 길이도 4㎝ 정도로 짧아서 배뇨 후 남아 있는 오줌이 없습니다. 다만 노화에 따라 케겔로 불리는 회음부 근육 즉, 골반기저근이 약해지면 요실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침하거나 웃을 때 소변이 찔끔 새는 요실금으로 바깥출입을 꺼리는 여성도 상당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고령화 사회가 되어감에 따라 요실금을 위한 어른 기저귀도 판매가 늘고 있고요. 그만큼 흔한 일이라는 거죠.
70세 이상 여성의 약 40%가 크고 작은 요실금을 겪습니다. 여성 요실금의 60% 이상이 기침이나 웃을 때 복압이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복압성 요실금이지요. 정도가 심하면 수술을 받아야겠지만, 찔끔 새는 수준에서 불편함을 참고 사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때 골반기저근을 강화하는 훈련을 하면, 방광 출구가 잘 잡혀서 요실금을 줄여줍니다. 가장 권장되는 건 케겔 운동이죠. 케겔 운동은 1948년 산부인과 전문의 아놀드 케겔 박사가 만든 운동인데요. 소변을 참을 때처럼 회음부 근육에 힘을 줬다 풀기를 반복하는 운동입니다. 이 동작을 통해 방광이 받는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요도괄약근 수축력을 키워주는 거지요. 요도괄약근도 골격근이기 때문에 팔다리 근육과 마찬가지로 수축과 이완 운동으로 수축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항문에 힘을 준 상태에서 2~3초 혹은 길게 8~10초 정도 수축했다가 이완하는 훈련을 수시로 반복하면 됩니다.
또, 골반기저근은 대장, 방광, 자궁 등을 받쳐줍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복부 지방이 많이 쌓이면 장기와 함께 지방도 받쳐야 하기 때문에 골반저근에 큰 부담이 되고, 이는 요실금 유발 요인이 됩니다. 그리고 허벅지 안쪽 근육은 골반저근과 맞물려 함께 방광을 받쳐줍니다. 따라서 골반저근 강화와 허벅지 내측 근육 운동, 복부 지방 감소 운동을 실시하면 요실금 회복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회음부 강화 운동법, 유튜브 ‘글쓰는 닥터’에서 더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글쓰는 닥터는 유튜브에서 ‘오건강’을 검색하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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