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이참에 모든 체육협회 전수조사해 환부 필히 도려내라

2024. 8. 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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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이 끝났다.

유 장관은 "새롭게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계속 이런 일(안세영 선수의 배드민턴협회 관련 문제 제기)은 발생할 소지가 크다"며 "배드민턴협회 하나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체육 정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배드민턴협회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참에 모든 체육협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해 썩은 환부를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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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이 끝났다. 대성공이었다.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라는 성과를 냈다.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이다. 그러나 '끝'은 아니다. 무거운 과제가 남아있다. 한국의 엘리트 체육인 육성과 운영 방식에 있어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많은 것이다. 이에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이 체육 정책을 새롭게 다듬고 개혁하는 적기"라며 대대적인 개혁 추진을 예고했다. 유 장관은 "새롭게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계속 이런 일(안세영 선수의 배드민턴협회 관련 문제 제기)은 발생할 소지가 크다"며 "배드민턴협회 하나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체육 정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 선수는 파리 올림픽에서 28년 만에 한국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안긴 직후 배드민턴협회를 전반적으로 비판하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안 선수의 토로는 우리 체육계의 초라한 민낯을 드러내 보이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한국 스포츠 행정의 후진성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닐 것이다. 권위적인 협회 운영, 불공정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 등 그 문제점들을 지적하려면 아마도 입이 아플 정도다. 이미 고질병이 된 지 오래다. 다행히 파리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이른바 '안세영 폭로'에 대한 정부의 조사가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배드민턴협회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선수에 대한 미흡한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등과 관련한 경위 파악과 제도 및 보조금 집행, 운영 실태까지 들여다볼 계획이라 한다. 국회도 나섰다. 이날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체육계 비리 국민 제보 센터'를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어디 배드민턴협회뿐이겠는가. 안세영의 폭로는 한국 스포츠의 구조적 혁신을 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유 장관의 말대로 지금이 개혁의 적기다. 이참에 모든 체육협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해 썩은 환부를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 시늉에 그친다면 안 하느니 못하다. 늦었지만 일관성 있게 끝까지 밀어붙여 환골탈태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 전근대적 스포츠 행정을 말끔히 쓸어내어 대한민국 스포츠계에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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