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루이빌의 '단발', 전 LG 에이스 美 복귀전 3이닝 무실점 호투..."현실이 아닌거 같고 재밌다" 父 켈리

노재형 2024. 8. 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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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출신 케이시 켈리가 12일(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트리플A 루이빌 배츠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투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MiLB.com
지난 8일 트리플A 루이빌 배츠와 계약한 직후 아버지인 팻 켈리 감독과 포즈를 취한 케이시 켈리. 사진=루이빌 배츠 구단 홈페이지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G 트윈스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간 케이시 켈리가 마이너리그 첫 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벌이며 메이저리그 재입성 도전에 청신호를 켰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트리플A 루이빌 배츠 소속의 켈리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루이빌슬러거필드에서 열린 샬럿 나이츠(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1안타와 3볼넷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를 펼치며 미국 야구 복귀전을 순조롭게 마쳤다.

켈리는 52개의 공을 던졌다. 26개를 구사한 직구 구속은 최고 91.0마일(146.5㎞), 평균 89.0마일(143.2㎞)을 찍었다. 슬라이더 11개, 커브 10개, 체인지업 4개, 투심 1개를 각각 섞어 던졌다. 올해 켈리가 LG에서 던진 직구의 평균 구속은 142.9㎞였다.

눈길을 끈 것은 켈리의 헤어 스타일이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목덜미를 덮는 치렁치렁한 장발을 고수했던 켈리는 이날 짧게 싹둑 자른 모습으로 나타나 마운드에 올랐다.

켈리는 1회초 선두 좌타자 잭 델로치에 89.6마일 직구를 가운데 낮은 코스로 던지다 중견수 쪽으로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얻어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3회까지 안타를 추가적으로 허용하지 않았다.

곧바로 브라이언 라모스를 중견수 뜬공, 에드가 쿠에로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한 켈리는 팀 엘코에 볼넷을 허용했지만, 좌타자 콜슨 몽고메리를 8구째 84.1마일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으로 2루수 땅볼로 제압하며 이닝을 무실점으로 넘겼다.

2회에도 1사후 라파엘 오르테가를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윌머 디포와 마이클 채비스를 모두 내야 땅볼로 유도해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1-0으로 앞선 3회에는 선두 델로치를 1루수 땅볼, 라모스를 2루수 뜬공, 쿠에로의 볼넷 후에는 엘코를 2루수 플라이로 각각 잡고 3이닝 투구를 소화했다. 루이빌은 4대3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켈리는 아버지이자 루이빌 사령탑인 팻 켈리 감독과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 나섰다. 켈리는 "적응해야 할 게 몇 가지 있다. 피치클락이라는 새로운 규칙이 있고, 공인구도 (KBO리그와)다르다. 솔직히 나를 가장 잘 아는 분은 우리 감독님이시다"라고 밝혔다.

아버지 켈리는 "(아들과 함께 같은 팀이)현실이 아닌 것 같고 재밌지만, 또한 긴장됐다. 자기 자식이라면 뭐든 잘하고 성공하길 바란다. 보통 부모는 관중석이나 TV 혹은 영상에서 자식을 응원하지만, 나는 좀 많이 다르지 않나"라며 웃어보였다.

경기를 마치고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팻 켈리-케이시 켈리 부자. 사진=루이빌 배츠 홈페이지

신시내티 구단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신시내티 레즈 구단이 오늘 베테랑 FA 투수 케이시 켈리와 계약했다. 그는 트리플A 루이빌 배츠 팻 켈리 감독의 아들이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켈리는 루이빌 소속으로 던진다'고 발표했다.

이어 구단은 '팻 켈리 감독이 프로리그에서 자신의 아들과 감독-선수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며, 이는 루이빌 구단 역사상 온갖 보직을 통틀어 처음 나온 부자 관계'라고 덧붙였다. 아버지 밑에서 메이저리그 재도전의 길을 걷기로 한 것이다.

켈리는 2019년 LG에 입단해 올해까지 6시즌을 활약했다. 통산 163경기에 등판해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를 마크했다. 입단 첫 시즌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에 3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 126개 이상의 탈삼진을 올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22년에는 16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했고, 2020년 5월 10일부터 75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로 이 부문 최다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례 선발 등판해 11⅓이닝을 던져 1승, 평균자책점 1.59, 9탈삼진을 올리며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19경기에서 5승8패, 평균자책점 4.51로 부진을 보이다 결국 퇴출 판정을 받아 새 외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로 교체됐다.

켈리는 LG 입단 전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고 있다. 2008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0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그는 2012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치며 통산 26경기에서 2승11패, 평균자책점 5.46을 마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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