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중계, MBC 판정승 속 대표팀 선전에 모두 ‘함박웃음’[스경X이슈]
보름이 넘게 계속된 2024 파리올림픽, 중계권을 가진 지상파 채널들의 치열한 시청률 경쟁은 MBC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MBC는 지난 26일부터 12일까지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전체 경기 중계 시청률에서 1위를 차지했다. MBC의 전체 경기 중계 시청률 1위 기록은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16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시청률 전문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가 집계한 자료에서 지난 16일 동안 펼쳐진 대한민국의 파리올림픽 경기에서 MBC는 11일 일자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MBC의 파리올림픽 전체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으로 3.9%, 2049 세대 기준으로는 1.5%, 전국 가구 기준으로는 3.7%로 모든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MBC의 시청률 우위는 인기 종목의 호조에서 비롯됐다. 이번 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은 다섯 개 전 종목 석권에 빛나는 양궁으로, 김우진이 금메달을 땄던 남자 양궁 개인전 결승전의 지상파 순수경기 시청률 합은 42.2%를 기록했다.
이중 MBC는 18.3%를 차지했으며, 수도권 가구 시청률은 20.2%까지 치솟았다. 순간 시청률이 가장 높은 경기는 여자 양궁 개인 동메달 결정전으로 순간 22.7%(수도권 가구 기준)까지 올라갔다.
MBC의 전략은 일단 주요 종목인 양궁에서 인지도가 높은 김성주 캐스터를 투입했으며, 두 번의 올림픽을 통해 특유의 ‘샤우팅 중계’로 이미지를 높인 장혜진 해설위원과 호흡을 맞춰 기선을 제압했다. 자연스럽게 화제의 양궁 중계가 대세로 기울자 MBC는 나머지 종목에서도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렇다고 다른 채널의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KBS는 전현무를 캐스터로 데뷔시켜 파리까지 급파한 효과를 봤다. 지난 11일 열린 역도 여자 박혜정(+81㎏)의 경기에서 전국 기준 인상이 8.42%, 용상이 14.14%의 두 자릿수 시청률로 1위에 올랐다.
또한 파리의 도시 성격을 따 모델 이현이와 송해나를 교대로 투입하는 이미지 고급화 전략도 인상을 남겼다. KBS는 개·폐막식 중계에 송승환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을 투입하고 현장 단독 생중계로 진행해 차별화를 꾀했다.
SBS는 뉴미디어를 이용한 시도가 돋보였다. 배성재 캐스터를 앞세운 배드민턴에서 우위에 올랐으며, 유도 김민종의 중계와 신유빈의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전도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유튜버 침착맨(이병건)과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을 투입한 ‘침착한 파리지앵’ 등 뉴미디어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며 조회수 1위를 달리고 있다. SBS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수들의 어린 시절과 뒷이야기를 콘텐츠로 공개 중이다.
대회 전 5개 남짓의 금메달로 15위권 성적을 예상했던 파리올림픽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의 성적으로 세계 8위의 기대 이상 결과를 낳았다.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의 선전은 시청률로 이어졌고, 이번에는 지상파 3사 역시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과연 이러한 성과를 발판으로 지상파의 부진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시선이 광복절 연휴 이후의 방송가를 향하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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