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소재로까지 번진 ‘전기차 캐즘’… 리튬값 곤두박질

김영권 2024. 8. 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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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리튬 가격이 3년 5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 침체)의 그림자가 배터리 소재 분야까지 깊이 드리워지고 있다.

핵심 광물 가격 하락으로 인한 양극재 판가 하락과 전기차 수요 둔화, 전기차 사고 등의 영향으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소재사의 '보릿고개'가 길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리튬 가격 하락세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사들의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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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3년 5개월만에 최저치
전기차 수요 줄며 공급 과잉 우려
濠 증산 발표에 추가 조정 가능성
배터리 소재사 보릿고개 길어질듯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리튬 가격이 3년 5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 침체)의 그림자가 배터리 소재 분야까지 깊이 드리워지고 있다. 핵심 광물 가격 하락으로 인한 양극재 판가 하락과 전기차 수요 둔화, 전기차 사고 등의 영향으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소재사의 '보릿고개'가 길어질 전망이다.

■배터리의 쌀, 3년여 만에 최저치

12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리튬(탄산리튬)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45위안 하락한 ㎏당 73.05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이자 지난 2021년 2월 이후 3년 5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들어가는 주요 광물이다. 지난 2020년대 초반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리튬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022년 11월에는 사상 최고 수준인 ㎏당 578위안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리튬 가격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며 하락세를 나타냈다.

올해 초 ㎏당 80위안까지 하락했다가 3월 100위안까지 가격을 회복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등 주요국의 재고 증가, 호주 등 주요 생산국의 공급 확대 등이 이어지며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내 리튬 제련소들이 여전히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어 제련소와 2차전지 업체 모두 재고가 증가했다"면서 "여기에 최근 호주 리튬 생산업체들이 2025년 증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리튬 가격의 추가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극재사, 실적 부진 장기화 우려

이같은 리튬 가격 하락세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사들의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리튬 가격 하락이 양극재 판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배터리 소재사 수익성에도 부정적 효과를 주게 되는 구조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94.8% 감소한 27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96.6% 감소한 39억원에 그쳤다. 엘앤에프는 8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적자 전환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잇따르는 전기차 화재 사고로 시장 침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배터리 소재사 실적 반등에 악재가 겹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큰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리튬을 비롯한 주요 광물 가격이 하락한 데다가 잇따른 전기차 관련 사고가 수요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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