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개월 만에 안보실장 전격 교체, 외교 난맥 책임 물은 건가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외교안보 참모를 전격 교체했다.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장관 후보에, 신원식 국방장관을 국가안보실장에,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을 외교안보특보에 지명했다. 군 출신인 김 처장과 신 장관을 돌려막기로 중용하고 외교관 출신 장 실장을 경질한 것이다. ‘안보 컨트롤타워’인 안보실장 인사는 윤 정부 출범 2년3개월 만에 네번째다. 평균 재임 기간이 9개월도 채 안 된다. 대통령실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누가 봐도 안보실장 경질로 볼 수밖에 없다. 외교안보특보가 정식 직제가 아닌 데다, 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을 측근과 군 출신 인사로 돌려막으면서 경호처장 후임자는 발표하지도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외교안보 환경 급변”을 이유로 들었다. “전임 안보실장 인선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한·미 동맹 신뢰 회복이었으며 그 목표가 워싱턴 선언, 캠프데이비드 협정, 나토 정상회의 3연속 참석 등으로 달성됐다”는 것이다. 이제는 “외교보다는 안보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과연 그런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년 반 동안 진행 중이고, 미·중관계는 여전히 갈등 요인을 안고 있다.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고, 남북관계는 모든 소통 채널이 단절된 채 긴장이 고조되어 있다. 복잡한 외교 환경을 고려할 때 어느 때보다 외교적인 명민함이 필요하면 필요했지, 평생 전쟁만 생각해온 인사를 중용할 때가 아니다.
그동안 외교 참모들이 일을 잘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동반자관계 협정을 체결하며 군사동맹을 부활시키도록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북방외교 30년의 성과를 한 방에 날려버렸고, 그 외교적 후유증이 관측되고 있다.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땐 강제동원이 있었다는 주장조차 제대로 개진하지 않았다. 그런 책임을 물어서 장 실장을 경질한 것인가. 윤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도 돌기 전 ‘4기 안보실장’ 체제로 개편한 경위와 잇단 외교 난맥의 실상에 대해 국민들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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