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개월 만에 안보실장 전격 교체, 외교 난맥 책임 물은 건가

2024. 8. 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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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외교안보 참모를 전격 교체했다.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장관 후보에, 신원식 국방장관을 국가안보실장에,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을 외교안보특보에 지명했다. 군 출신인 김 처장과 신 장관을 돌려막기로 중용하고 외교관 출신 장 실장을 경질한 것이다. ‘안보 컨트롤타워’인 안보실장 인사는 윤 정부 출범 2년3개월 만에 네번째다. 평균 재임 기간이 9개월도 채 안 된다. 대통령실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누가 봐도 안보실장 경질로 볼 수밖에 없다. 외교안보특보가 정식 직제가 아닌 데다, 안보실장과 국방장관을 측근과 군 출신 인사로 돌려막으면서 경호처장 후임자는 발표하지도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외교안보 환경 급변”을 이유로 들었다. “전임 안보실장 인선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한·미 동맹 신뢰 회복이었으며 그 목표가 워싱턴 선언, 캠프데이비드 협정, 나토 정상회의 3연속 참석 등으로 달성됐다”는 것이다. 이제는 “외교보다는 안보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과연 그런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년 반 동안 진행 중이고, 미·중관계는 여전히 갈등 요인을 안고 있다.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고, 남북관계는 모든 소통 채널이 단절된 채 긴장이 고조되어 있다. 복잡한 외교 환경을 고려할 때 어느 때보다 외교적인 명민함이 필요하면 필요했지, 평생 전쟁만 생각해온 인사를 중용할 때가 아니다.

그동안 외교 참모들이 일을 잘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동반자관계 협정을 체결하며 군사동맹을 부활시키도록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북방외교 30년의 성과를 한 방에 날려버렸고, 그 외교적 후유증이 관측되고 있다.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땐 강제동원이 있었다는 주장조차 제대로 개진하지 않았다. 그런 책임을 물어서 장 실장을 경질한 것인가. 윤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도 돌기 전 ‘4기 안보실장’ 체제로 개편한 경위와 잇단 외교 난맥의 실상에 대해 국민들 앞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

조현동 주미대사,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부터)이 지난달 8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방문 당시 만나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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