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인프라 투자 확대로 AI·디지털 생태계 키우자"

AI·디지털 산업 세션
AI기술 도입·디지털 전환
제조·금융 … 전방위 확산
데이터 주권 확보도 중요

한국경영학회가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이 국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돌파구라고 보고 AI 생태계 조성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가운데 12일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디지털 산업 생태계 고도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주재 세션이 열렸다.

좌장을 맡은 최정일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AI는 기술 자체만으로도 중요하지만 사실 AI 기술로 전체적인 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산업 생태계란 AI 서비스·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상생, 협력, 경쟁이 이뤄지는 산업 환경을 의미한다. AI 기술은 산업 간 융합 장벽을 낮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발표자로 나선 김민기 카이스트(KAIST) 교수는 AI·디지털 생태계 구축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는 그 어떤 혁신기술보다 일상과 산업에 빠르게 침투 중"이라며 "해외 선진국들은 AI 전담 실행조직을 구축해 리더십을 확보 중이다. 우리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아이폰 등장으로 모바일 혁신 시대가 열린 것처럼 현재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 기술이 혁신 촉발제로 간주되고 있다. 챗GPT 이용자는 출시 2개월 만에 1억명에 도달했을 정도로 파급력이 높다.

현재 한국에서는 제조, 물류, 금융, 의료 등 산업에서 AI 기술 도입과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새로운 패러다임인 만큼 보완할 점도 많은 게 현실이다.

영국 데이터분석 미디어 토터스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한국의 AI 경쟁력은 세계 6위 수준이다. 상용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을 보유한 세계 5개국에 꼽히지만 주도권을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인재, 인프라스트럭처, 운영환경 부문에서 점수가 낮게 측정됐다. 인구 10만명당 특허 수는 가장 많았지만 신규 투자 건수는 다른 국가에 비해 낮아 상업화가 더딘 상황이다.

김가영 경상국립대 교수는 "한국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크지만 규제, 민간투자 부문은 타국에 비해 부진해 적극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자국 AI 플랫폼 생태계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모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초거대 AI 생태계에서는 모든 개인의 데이터가 활용되는데 자국 AI 플랫폼 생태계가 약하면 데이터 주권을 잃는다"며 "자국 AI 플랫폼 생태계를 마련해 AI 주권을 확보함으로써 문화적 왜곡이 없는 AI 모델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지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