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가격 2배라니"…국민간식 가격에 뿔난 호주인들

김희정 기자 2024. 8. 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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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호주적인 먹거리로 꼽히는 개구리 모양의 초콜릿 바 '프레도 프로그'(Freddo frog) 가격이 한꺼번에 100% 뛰면서 호주 민심이 들끓고 있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몬델레즈가 소유한 캐드버리 오스트레일리아는 올해 코코아 선물 가격이 두 배로 치솟자 프레도 프로그를 비롯해 가장 인기 있는 제품 2종의 가격을 2배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허쉬는 초콜릿 가격을 인상한 후 2분기 매출이 17% 급감했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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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9000만개 팔리는 제품, 코코아값 급등에 1→2호주달러로…
영국에선 생활비 가늠하는 지표, 기후변화·병충해 탓 인상 불가피
프레도 초콜릿 비스킷 제품 사진/출처=몬델레즈 기업 홈페이지

가장 호주적인 먹거리로 꼽히는 개구리 모양의 초콜릿 바 '프레도 프로그'(Freddo frog) 가격이 한꺼번에 100% 뛰면서 호주 민심이 들끓고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던 먹거리 물가가 상당폭 제자리로 돌아왔으나, 유독 카카오 가격은 악천후와 병충해로 급등한 여파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몬델레즈가 소유한 캐드버리 오스트레일리아는 올해 코코아 선물 가격이 두 배로 치솟자 프레도 프로그를 비롯해 가장 인기 있는 제품 2종의 가격을 2배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프레도 프로그는 1930년 출시된 이래 호주의 상징이 된 국민 먹거리다. 호주에서 연간 9000만개가 팔리는 프레도 프로그의 권장소비자가격은 이에 따라 1호주달러에서 2호주달러로 오른다. 다른 인기제품인 카라멜로 코알라 가격도 똑같이 인상된다. 10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지난해 12월 콜롬비아 카케타의 산 호세 델 프라구아에서 건조되고 있는 카카오 콩. /로이터=뉴스1

시드니공과대학 공공 정책 및 거버넌스 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 팀 하코트는 "프레도 프로그는 베지마이트(Vegemite, 맥주 효모로 만든 빵에 발라먹는 스프레드)나 포스터스(Foster's, 호주산 에일 맥주)만큼 호주적"이라며 "이건 전투대원에서 녹음이 우거진 교외 거주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호주인을 화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프레도 프로그가 생활비와 인플레이션 수준을 비공식적으로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1994년 프레도 프로그 바가 영국에 다시 출시될 당시 가격은 10펜스. 이후 2005년까지 10펜스로 유지되다 매년 약 2펜스씩 올라 2016년에는 25펜스였다. 그러다 2017년 그 2배인 50펜스로 올렸고 당시 영국인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분노를 터트렸다. 현재 가격은 49펜스이지만 이제 1파운드로 뛰게 됐다.

벨기에 비스킷 비스코프(Biscoff) 제조사인 로터스 베이커리는 지난 9일 코코아를 제외한 다른 원료들 가격이 안정화됐다고 밝혔다. 뉴욕에서 코코아 선물은 4월 톤당 1만2000달러로 치솟아 기록적 상승세를 보였다. 전세계 코코아콩 생산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가나, 아이보리 해변 등지의 기후와 병충해 탓이다.

지난 6월 18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초콜릿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오르면서 초콜릿 소비자 가격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누텔라앤고 편의점 판매 가격이 2700원에서 3100원으로 14.8% 올랐다. 킨더 초콜릿 4개입 가격은 1700원에서 2000원으로 17.6% 올랐다. 허쉬 초콜릿 40g 편의점 가격은 1600원에서 1800원으로 12.5% 인상됐다. 가나마일드 34g는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랐다. /사진=뉴시스

몬델레즈와 네슬레, 린트, 허쉬 등 초콜릿 제조사들은 가격 상승 압박이 큰 상황이다. 허쉬는 초콜릿 가격을 인상한 후 2분기 매출이 17% 급감했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몬델레즈 역시 소비자가 더 저렴한 간식을 택하면서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반면 스위스 초콜릿 제조사 린트는 가격 이상 후에도 수요에 큰 영향이 없었다.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과 비슷한데 가격인상 효과로 마진이 13.5%에 달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서아프리카의 날씨가 좋아져 공급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자 이번 주 뉴욕에서는 코코아가 톤당 70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배의 가격이다. 더구나 초콜릿 제조사들은 최대 1년 전 코코아를 선구매한다. 코코아 가격은 1년여의 시차를 두고 초콜릿 완제품에 전가되기 때문에 제품 가격 상승이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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