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담합 40년통계 분석…기업혁신 이끈 순기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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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담합 중인 기업은 경쟁 상태에 있는 기업보다 특허는 28%, 연구개발(R&D) 투자는 16%,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는 기술 혁신은 16% 증가했습니다. 이들은 담합이 적발돼 중단된 이후에는 혁신 정도가 기존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단순히 담합이 혁신에 좋다는 말이 아닙니다. 가격 경쟁이 제한됐을 때 기업의 자원·역량 확보가 어떤 조건에서 기술 혁신으로 이어지는지 분석한 결과입니다."
그는 "담합으로 얻은 초과이윤은 기업이 기술 혁신에 투자할 재무적 자원을 제공할 수 있다"며 "또 불확실하고 장기 투자가 요구되는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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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으로 얻은 초과이윤
불확실성 많은 장기사업 투자
급성장 테크산업에 도움 돼"
가격담합 양면성 파헤쳐
"가격 담합 중인 기업은 경쟁 상태에 있는 기업보다 특허는 28%, 연구개발(R&D) 투자는 16%,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는 기술 혁신은 16% 증가했습니다. 이들은 담합이 적발돼 중단된 이후에는 혁신 정도가 기존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단순히 담합이 혁신에 좋다는 말이 아닙니다. 가격 경쟁이 제한됐을 때 기업의 자원·역량 확보가 어떤 조건에서 기술 혁신으로 이어지는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제7회 매일경제·한국경영학자협회(AKMS) 젊은 경영학자상을 수상한 강효석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가격 담합 카르텔과 기업 혁신' '단기 방문이 기업의 혁신 성과에 미치는 영향' 등의 논문으로 매니지먼트 사이언스 등 주요 학술지에 등재를 앞둔 유망한 신진 학자다.
강 교수는 연구를 위해 지난 40년간 미국에서 적발된 가격 담합 사례와 해당 기업을 조사했다. 1년 동안 자료를 수집한 뒤 담합 기업과 가장 유사한 비담합 기업을 비교했다. 그는 "담합으로 얻은 초과이윤은 기업이 기술 혁신에 투자할 재무적 자원을 제공할 수 있다"며 "또 불확실하고 장기 투자가 요구되는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담합이 기술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특정 조건도 제시했다. 그는 "해당 산업이 기술 측면에서 기회가 풍부해야 한다"며 "빠르게 성장하고 특허 등록 등 기술 개발이 활발한 산업에서만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담합으로 더 높은 수익을 거둔 기업일수록, 또 담합이 시장 내 더 많은 기업으로 구성돼 포괄적일수록 효과가 더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공정거래 정책과 관련한 제안을 건넸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기술적으로 고도화된 혁신 산업에서는 기술 혁신의 양과 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담합은 역기능이 분명 존재하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종합해 위법 여부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미국의 단기 방문 비자 면제 정책이 다국적 제약 회사의 국제적인 연구개발 성과를 늘렸다는 점도 실증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그는 "미국은 지난 36년간 41개 나라에 단기 방문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순차 도입했다"며 "이는 지식의 교류를 촉진해 여러 국가에 연구소를 둔 다국적 제약 회사의 혁신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올해 하반기 서울대 경영학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그는 "연구 결과가 미국 연방정부 차원에서 곧 시행될 경업금지조항 제한 정책에 주요 근거 중 하나로 인용돼 미국 연방거래위원장으로부터 감사 서신을 받았다"며 "학계뿐만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에 함의를 줄 수 있는 논문을 쓰고, 국내 기업과 근로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매경·AKMS 젊은 경영학자상 심사는 정동일 연세대 교수, 이정연 서울대 교수, 서명구 메릴랜드주립대 교수 등 AKMS 전임 회장 6명과 현 AKMS 임원진 7명이 맡았다.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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