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우려 해소한 뮤지컬 아이스쇼 '지쇼: 더 루나' 오늘 개막
잠실학생체육관에 구현된 빙판장…"춥지 않게 아이스쇼 관람하세요"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세 번째 무대를 올리는 뮤지컬 아이스쇼 '지쇼'(G-SHOW)에 대한 3가지 우려가 말끔히 해소됐다.
뮤지컬 아이스쇼 '지쇼: 더 루나'가 12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예비 관객들을 만났다. '지쇼: 더 루나' 출연진과 제작진은 80분의 전막 시연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제기됐던 우려와 악평을 하나하나 지웠다.
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 8명과 현역 뮤지컬 배우 8명이 빙판 위에서 선보이는 '지쇼: 더 루나'는 뮤지컬과 아이스쇼라는 이색적인 만남으로 공연 전부터 숱한 화제를 불러온 작품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인 만큼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다.
첫 번째 우려는 스케이팅 선수가 아닌 현역 뮤지컬 배우들의 빙판 위 연기였다. 제대로 몸을 가누기도 힘든 빙판 위에서 연기와 노래는 물론 스케이트 퍼포먼스까지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김준식과 김보근, 권민수, 곽영철 등 8명의 뮤지컬 배우가 이날 프레스콜에서 보여준 스케이트 기술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지난 3월부터 서울 여러 곳의 아이스링크를 전전하며 스케이트를 배운 배우들은 프레스콜에서 완벽한 빙판 위 몸놀림을 보여줬다. 점프 같은 고난도 기술은 없었지만, 빠른 속도로 빙판 위를 헤집고 다니는 모습은 영락없는 스케이팅 선수 같았다.
주인공 '가람' 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김보근은 "뮤지컬은 수많은 약속으로 이뤄진 공연인데, 그것을 빙판 위에서 하려고 하니 2∼3배는 더 어려웠다"면서 "스케이트를 타면 호흡을 정리하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함께 가람 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김준식도 "빙판 위에서는 서 있는 것조차 기술이었다. 맨땅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도전이었다"면서 "배우들은 스케이트를 탈 때, 스케이터는 연기와 노래를 할 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연습했다"고 말했다.
스케이터들도 안정적인 뮤지컬 연기를 선보였다. 주인공 '윈터' 역으로 출연한 전 피겨스케이트 국가대표 안소현과 임은수는 마치 오랫동안 뮤지컬 무대에 올랐던 배우처럼 능숙하게 연기와 노래를 해냈다. 윈터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썸머' 역으로 출연한 김다민과 자매 스케이터 '리리'와 '양양'을 연기한 김예리와 유인서의 연기와 노래도 일품이었다.
8명의 스케이터는 지난 4월부터 연기 연습과 보컬 트레이닝을 병행하며 작품을 준비했다고 한다.
임은수는 "운동선수로 살면서 접할 수 있는 세상에 한계가 있었다. 그 부분이 아쉬워 연기를 통해 여러 삶을 경험해보고 싶었다"면서 "그나마 피겨 스케이팅이 예술성이 가미된 운동이었기에 쉽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수월하게 연기와 노래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소현도 "피겨 스케이트가 노래와 함께 하는 공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래를 좋아하게 됐다"면서 "다른 분야에 도전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직접 노래까지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무대"라고 말했다.
전용 아이스링크가 아닌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아이스쇼를 공연한다는 지적도 어느 정도 불식시켰다. 2022년 강릉 하키센터와 2023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와 달리 올해는 공연 장소가 일반 체육관인 잠실학생체육관으로 결정되면서 양질의 빙판을 확보·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일단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빙판 상태에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제작사인 라이브아레나는 자체 특수 기술을 통해 잠실학생체육관 한가운데에 대형 빙판장을 만들어냈다.
오히려 관객이 점퍼를 입어야 할 정도로 추웠던 지난 두 번의 공연과 달리 이번에는 특수 기술을 통해 쾌적한 상태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공연장 기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진영섭 연출은 "찬 기운이 빙판 위로만 올라오게 하고 있다"면서 "배우들은 긴 점퍼를 입고 연습을 할 정도로 춥지만, 관객들은 별로 춥지 않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렉트로닉 팝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컬 넘버 14곡을 장착한 창작 뮤지컬 아이스쇼 '지쇼: 더 루나'는 12일부터 31일까지 매일 두 차례 상연된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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