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3관왕 김우진, 초등학생 시절부터 주목한 신문사 있었다

장슬기 기자 2024. 8. 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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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이원초·이원중 출신 김우진, 국가대표 이전 초중고 시절부터 옥천신문 조명…풀뿌리 지역주간지여서 가능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지난 9일자 옥천신문 1면 기사.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모두 딴 양궁 남자 국가대표 김우진 선수가 스타 플레이어로 주목을 받게 된 시기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이후로 볼 수 있다. 김 선수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우승하면서 차세대 에이스로 언론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 이번에 개인전·혼성전·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대한체육회 선정 이번 올림픽 MVP로 선정됐다. 김 선수의 통산 5개의 금메달은 국내 올림픽 금메달 최다 기록(금 4개는 양궁 김수녕, 쇼트트랙 전이경, 사격 진종오)이다.

그런데 김 선수가 유명해지기 전부터 주목해온 한 지역신문사가 있다. 김 선수의 고향은 충청북도 옥천군 이원면으로 이원초등학교와 이원중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진천에 있는 충북체고에 진학했고 청주시청 소속 선수와 국가대표 활동을 이어갔다. 풀뿌리 지역주간지 옥천신문에서는 김 선수를 어렸을 때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기록하고 있어 그의 과거 모습과 인터뷰 발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2004년 3월27일 <양궁 기대주 '김우진'>, 2004년 7월16일 <이원초 양궁 '김우진' 선수, 개인전 5관왕>, 2004년 9월10일 <“경모 형! 우리도 있어요”>, 2005년 3월4일 <제2의 박경모 꿈꾸는 이원초 학생들>, 2007년 3월16일 <이원중 김우진 '또 해내다'>, 2007년 4월12일 <양궁 김우진 3관왕, 도 신기록 달성>, 2010년 9월17일 <올림픽 남자 개인전 첫 금메달 주인공 되고 싶어요>, 2012년 5월14일 <김우진 런던올림픽 국가대표 탈락 '이변'> 등의 옥천신문 과거 기사를 보면 김 선수가 초등학생 때부터 주목을 받았던 상황과 그의 슬럼프까지 확인할 수 있다. 대다수 언론이 국제 대회에 나가 메달을 따는 등의 성과를 보여야 해당 선수를 주목하는 분위기에서 초등학생 선수에 대한 조명은 풀뿌리 지역신문이기에 가능했던 보도라고 할 수 있다.

▲ 2004년 9월10일자 옥천신문 김우진 선수 관련 기사 갈무리.

2009년 5월1일 옥천신문 <“우진이 잘 할 거예요”>란 기사를 보면 양궁의 박경모 선수도 이원초·이원중 출신인데 박 선수(공주시청 감독)가 같은해 4월28일 있었던 양궁국가대표 4차 선발전에서 김우진 선수를 향해 “우진이가 저렇게 벌써 커서 훌륭한 선수로 성장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응원을 했고, 김 선수의 어머니 정양순씨가 “꼭 박경모 선수를 잇는 국가대표가 되면 좋겠다”는 발언도 실려있다.

옥천 출신의 금메달리스트 박경모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 SBS 해설위원으로 참여했다. 김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 박 해설위원은 중계방송에서 “(김 선수는) 제 고향 옥천 이원면 후배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 양궁 대표팀의 홍승진 감독(청주시청)도 옥천 출신이다.

김 선수는 2010년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국가대표 중 유일하게 고등학생으로 출전했다. 두달 앞선 9월17일 옥천신문은 <올림픽 남자 개인전 첫 금메달 주인공 되고 싶어요>에서 김 선수의 과거 일대기를 조명했다. 이원초 3학년 때 양궁에 입문했다가 “훈련하기 싫어서 도망을 많이 다녔다”며 “(이원초) 이숙영 선생님이 끝까지 절 잡아주셨다”고 털어놓는다. 김 선수가 당시 하루 500발의 화살을 쏘며 감을 유지한다는 소식도 전하고 있다.

또 해당 기사에는 김 선수가 “대학보다는 실업팀에 가고 싶고 선수 생활을 마감하면 지도자 생활을 하고 싶다”며 진로에 대해 밝힌 내용도 담겨있다. 김 선수는 박경모 선수를 '삼촌'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여기 있을 수 있는 건 고향에서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당장은 어렵더라도 제가 받은 소중한 '유산'을 (박 선수처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옥천신문은 2010년 옥천신문이 뽑은 국내 10대 뉴스로 김 선수가 금메달을 딴 광저우 아시안게임 종합 2위 소식을 선정했다.

▲ 2019년 12월27일자 옥천신문 기사.

김 선수는 성공한 후 옥천의 모교를 찾았다. 옥천신문 2019년 12월27자 기사를 보면 같은달 20일 김 선수는 이원초 출신 양궁 국가대표 김종호 선수와 모교를 찾아 양궁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옥천신문은 도쿄올림픽 직후인 지난 2021년 8월20일 국가대표인 김 선수 인터뷰 기사도 실었다. 옥천신문은 '이원초·이원중 양궁 선수들에게 조언'을 부탁했고 김 선수는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경기가 치러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상황 속에서도 열정을 가지고 최선의 태도로 훈련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군민들께고 한 마디 건네고 싶다”며 “(코로나19로 힘든) 환경 속에서도 응원을 아끼지 않은 군민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2021년 8월20일 옥천신문 김우진 선수 인터뷰 기사.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김 선수가 3관왕을 차지하고 올림픽 사상 최다 금메달을 따면서 옥천문은 그의 소식을 2주 연속 1면에 배치했다. 지난 9일자 1면 <'최초', '최다' 그리고 '최고' 김우진>이란 톱기사와 함께 김 선수가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을 실었고, 지난 2일자 1면에서는 <한국 양궁 최초 '올림픽 3연속 금메달' 역사 쓴 김우진>에서 당시 남자 단체전이 금메달을 딴 상황이었는데 김 선수가 세 번 연속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소식을 전했다.

옥천신문은 김 선수를 비롯해 옥천 출신 엘리트 선수들 소식을 꾸준히 전했지만 한편으로는 엘리트 선수 중심의 체육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2017년 3월3일 황민호 당시 옥천신문 제작국장(현 대표)은 <엘리트 체육, 이대로 두고볼텐가>란 칼럼에서 “옥천 출신 선수들 박경모, 김우진 등 옥천을 빛낸 양궁 국가대표 선수와 김세진 등 배구 국가대표 선수에 우리는 자긍심을 갖고 열심히 응원하기도 했지만 우리는 이제 성공해 주목받는 선수들보다 중간에 그만둔 학생 선수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지내왔는지를 살펴봐야 할 때”라며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지만 그 그림자를 당연시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스포츠 선수들의 성과로 엘리트 체육의 후진적 행태가 묻혀선 안 된다고도 했다. 황 국장은 과거 옥천여중 정구부 코치의 금품수수와 선수폭행 의혹, 옥천중 배구부 코치가 술에 취한 채 폭행한 사건, 청산초·중학교 배드민턴 코치 금품수수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간혹 들려오는 메달 소식과 우승 수식에 그런 것(폭행·비리 등)은 대부분 묻혀왔다”며 “더 이상 엘리트 체육이라는 미명 하에 학생들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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