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테니스라켓 필요하겠다" 비난한 팬 향한 '성소수자 욕설'이 고스란히 방송으로…올스타 MVP 사과의 뜻 전했다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경기 중 팬에게 비속어를 사용한 재런 듀란(보스턴 레드삭스)이 사과했다.
보스턴은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맞대결에서 2-10으로 패배했다.
경기 초반부터 휴스턴의 분위기였다. 3회초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폭투로 마우리시오 듀본이 득점했다. 5회초에는 알렉스 브레그먼이 3점 홈런을 터뜨렸고 이어 요르단 알바레스의 1점 홈런이 나왔다. 2사 2루 상황에서 제이크 메이어스의 적시타까지 터졌다.
6회초 휴스턴이 분위기를 이어갔다. 2사 주자 1, 2루에서 야이너 디아즈가 2타점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예레미 페냐의 2점 홈런으로 10-0이 됐다.
6회말 보스턴은 세단 라파엘라와 데이비드 해밀턴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듀란이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 볼을 지켜본 듀란은 2구를 파울커트했다. 이어 헌터 브라운의 3구 93.8마일(약 150.9km/h) 커터에 헛스윙했다.
듀란이 재정비한 뒤 타석에 들어설 때 한 팬이 '테니스 라켓, 너는 테니스 라켓이 필요하다!'고 소리쳤다. 이를 들은 듀란은 "조용히 하라"는 말과 함께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비속어(you f**king fa***t)를 내뱉었다. 듀란이 욕설을 뱉는 것이 중계방송사 'NESN'의 마이크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후 듀란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윌리어 아브레우의 밀어내기 볼넷과 요시다 마사타카의 1타점 적시타로 보스턴이 2점을 만회했지만, 점수를 추가하지 못하며 무릎 꿇었다.
듀란은 경기 후 사과의 뜻을 전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듀란은 보스턴을 통해 "오늘 경기 도중 한 팬에게 응답하는 과정에서 정말 끔찍한 단어를 사용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불쾌감과 실망을 안겨드렸는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보스턴 구단 전체,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성소수자 커뮤니티 전체에 사과드린다"며 "우리의 젊은 팬들이 저를 롤모델로 삼을 수 있어야 하지만 오늘 밤 저는 그 책임에 훨씬 못 미쳤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저와 팀원들을 교육하고 한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보스턴도 성명을 발표했다. 구단은 "보스턴은 오늘 경기 직후 듀란과 함께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팬들, 특히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듀란의 사과를 다시 한번 전한다. 우리는 펜웨이 파크에 방문하는 모든 팬들을 환영하는 구단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직원, 선수, 코치, 스태프에게 포용성의 중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육할 것이다"고 밝혔다.
'MLB.com'은 "2017년에는 케빈 필러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선수에게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혐의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부터 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며 "듀란이 보스턴이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을지 여부에 대한 즉각적인 발표는 없었다. 과거 다양한 상황에서 메이저리그는 공격적인 언어를 사용한 선수에게 다양성 및 감수성 교육을 요구한 바 있다"고 했다.
2018 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220순위로 보스턴에 입단한 듀란은 올 시즌 116경기 143안타 14홈런 58타점 80득점 타율 0.291 OPS 0.853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로 선정됐으며 올스타전 MVP를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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