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따고 눈물 쏟은 역도 박혜정, 코치진 실수에 “아쉽고 화 많이 났다”

[2024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역도 국가대표팀 박혜정 선수가 1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kg급 경기에서 용상 173kg 3차 시기에 실패한 후 아쉬워 하고 있다. /뉴스1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81㎏)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박혜정(20·고양시청)은 경기 과정에서 눈물을 쏟았다. 박혜정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 코치진 실수로 급하게 바벨을 들어올리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1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역도 여자 81㎏ 이상급 경기에서 박혜정은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며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박혜정은 인상 1차 시기에 123㎏를 가볍게 성공했고, 2차 때는 127㎏로 무게를 늘려 바벨을 들었다. 3차에선 박혜정은 131㎏에 도전하며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어진 용상에선 1차 163㎏, 2차에서 168㎏를 연이어 성공했다.

그런데 박혜정은 용상 3차 시기 173㎏을 도전하면서 종료 10여초를 남기고 급하게 경기대에 올랐다. 입장하면서 벨트를 걸쳤고 바벨 앞에서 벨트를 조여 맸다. 2초를 남기고 겨우 바벨을 잡았고, 앉아 받는 클린은 종료 1초를 남기고 성공했다. 겨우 실격을 면한 것으로,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데에는 실패했다. 박혜정이 뒤를 돌아 코치진을 흘겨보는 듯한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손에는 하얀 분가루도 제대로 묻히지 않은 모습이었다.

앞선 도전에서는 경기대에 약 40초를 남기고 입장해 10여초간 숨을 고르고 바벨을 들어 들어올렸다. KBS에서 경기를 중계한 전현무는 박혜정이 급하게 등장하자 “왜 이렇게 촉박하게 나온 거죠”라고 물었다. 이배영 해설위원은 “작전싸움을 하다 시간을 놓쳤던 것 같다. 느리게 보면 박혜정 선수가 그거 들어 올렸으면 바로 성공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다행히 영국의 에밀리 캠벨이 3차 시기 174㎏ 도전에서 실패해 박혜정은 은메달을 확정 지었다.

박혜정은 경기 직후 올림픽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용상 3차 시기가 조금 많이 아쉬웠다”고 했다. 그는 “용상 3차 때 조금만 더 시간이 넉넉했으면 좋았을 텐데 감독님께서 무게를 더 올릴까 고민하시다 사인을 못했다”며 “일단 ‘지금 빨리 들어가라’고 해서 17초 남은 상황에서 올라갔는데, 탄마(탄산마그네슘) 가루도 못 바르고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상황도 그렇지만, 끝까지 잘 마무리 하지 못한 자신한테도 화가 났다”고 했다.

박혜정은 스포티비의 “인상에서 많이 만족했으나, 용상 3차 때 많이 아쉬운 사건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시합 끝나고 화가 많이 났다. 감독님이 미안하다고 하셨다”며 “저도 화났지만 괜찮다고 했다. 잘 마무리했다. 아쉬운 마음이 좀 크다”고 웃으며 말했다.

금메달은 리원원(합계 309㎏)이 도쿄올림픽에 이어 2대회 연속 차지했다. 영국 캠벨은 합계 288㎏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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