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명장의 사과, 그러나 또 조기강판 'ML 22승 투수'... 반등 없인 가을야구도 없다
그러나 바리아는 가을야구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한화의 새로운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단기 대체 선수로 영입돼 한화의 에이스가 된 라이언 와이스(28)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바리아는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4이닝 동안 77구를 던지며 9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7실점으로 부진해 시즌 4패(4승) 째를 떠안았다.
지난 5월 계약을 맺을 때까지만 해도 한화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지난해부터 깊은 관심을 나타냈던 메이저리그(MLB) 통산 22승의 투수였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한화의 첫 번째 외국인 투수 옵션이었으나 빅리그 잔류에 대한 의지가 컸다. 시즌 시작 후 접근했을 때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페냐의 부진이 길어지던 때 돌연 바리아 측이 한화에 한국행 의사가 있음을 알렸고 한화는 정든 페냐와 아쉬운 작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만큼 바리아는 확신을 안겨줬던 투수였다.
그러나 이후 기복을 보였다. 7월 등판한 5경기에서 5이닝도 채우지 못한 게 3차례나 나왔다. 그럼에도 김경문(66) 감독은 믿음을 나타냈다. 30일 KT전에서 바리아는 5⅔이닝 4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는데 경기 후 "오늘 경기 느낌이 좋았다. 감독님과 면담을 잠깐 했었는데 더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셨고 그 신뢰로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다음날 김 감독은 "(바리아가) 좋게 이야기했는데 사실 바리아나 외국인 선수들이 던질 때 우리가 실책으로 안 해도 될 실점이 많이 나왔다"며 "그런 점에서 투수들한테 미안했다. 잡아서 아웃이 되면 투수가 공을 10~15구 정도를 안 던져도 되는 걸 던졌단 것이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바리아의 경기 때 야수들이 흔들리는 경우가 유독 많이 나왔다. 반드시 실점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로 인해 투구수가 늘어나는 일이 많았다. 김 감독의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11일 경기에서도 실책이 나오긴 했다. 1회초 2아웃을 잡아낸 바리아는 송성문과 최주환, 고영우, 원성준에게 4연속 안타를 맞았다. 1실점한 바리아는 김건희에게도 안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이 과정에서 중견수 장진혁의 포구 실책으로 추가 진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실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도, 잡아야 할 아웃카운트를 놓친 것도 아니었다.
한화는 바리아에게 55만 달러(약 7억 4000만원)를 투자했다. 그러나 시즌 성적은 12경기에서 4승 4패 평균자책점(ERA) 5.31로 기대 이하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3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이닝 소화 능력에 아쉬움이 남는다. 57⅔이닝을 책임졌는데 경기 평균 5이닝에도 못미친다.
반면 6주 단기 계약을 맺으며 10만 달러, 이후 정식 계약을 맺고 잔여 시즌 26만 달러, 총 36만 달러(약 4억 9300만원)를 받게 된 와이스는 훨씬 적은 금액에도 믿음직한 활약으로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8경기에서 44⅓이닝을 소화했고 1승 3패 ERA 4.26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도 5회나 기록했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로 시즌을 시작한 한화는 두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해 추가적인 외인 교체가 불가능하다. 바리아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결국 선발 임무를 꾸준히 맡기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불펜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는 48승 57패 2무로 37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9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SSG 랜더스)와 승차는 4경기에 불과해 희망을 내려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1승이 귀한 상황에서 바리아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가을야구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바리아의 활용법을 두고 김경문 감독의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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