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보고 있나”…현대차 이어 기아도 배터리 공개, 중국산 장착 차종은

기아 니로 EV [사진출처=기아]

벤츠 EQE 전기차 화재로 인천의 한 아파트가 쑥대밭이 된 뒤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알 권리가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수입차 브랜드들은 ‘본사 방침’을 내세워 배터리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에 지난 10일 배터리 제조사를 전격 공개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기아도 12일 동참했다.

기아는 이날 홈페이지에 전기차 7종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밝혔다.

공개 대상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EV3, EV6, EV9, 니로EV, 레이EV, 봉고Ⅲ EV 6종과 단종된 쏘울EV다.

관심을 끄는 것은 중국산 배터리 탑재여부다. 기아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레이EV와 니로EV 일부 모델(SG2)은 글로벌 1위 기업인 중국 CATL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생산된 레이EV는 국내 업체인 SK온의 배터리를 달았다. EV6와 EV9는 SK온 배터리, 최근 출시된 EV3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각각 적용했다.

나머지 니로EV 모델(DE)과 봉고Ⅲ EV, 쏘울EV은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를 채택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 1·2위인 현대차와 기아의 배터리 제조사 공개는 ‘본사 방침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는 수입차 브랜드들에 압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공개한 기아 [사진출처=기아 홈페이지]

한편 기아가 K-배터리와 함께 일부 모델에 적용한 중국 CATL 배터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에 가장 많이 장착됐다.

이번에 화재가 난 벤츠 EQE도 당초 중국 CATL 배터리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사 결과, 국내에서는 생소한 글로벌 10위인 파라시스의 제품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벤츠가 아닌 국토교통부 조사 등을 통해 배터리 제조사가 밝혀진데다, 파라시스가 제작한 배터리가 중국에서 ‘화재 위험’으로 리콜된 적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벤츠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