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 “어떤 기업도 우리 특허 없인 마이크로LED 못 만들어”… 주주들은 “주가 부양 방안 무엇이냐” 질타
서울반도체, 2년 만에 흑자전환... 주주들 “주가 하락 과도, 대책 마련해야”
이정훈 서울반도체·서울바이오시스 대표이사가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마이크로LED를 두고 “전 세계 어떤 기업도 서울반도체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선 이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세계 3위 글로벌 발광다이오드(LED) 기업인 서울반도체는 1만8000여건의 특허를 기반으로 조명,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다양한 영역에 쓰이는 LED 제품을 개발·제조해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서울반도체의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는 광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UV(자외선) LED와 관련 응용 제품을 생산한다.
◇ “업계 첫 노와이어 마이크로LED 양산 시작”
이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로LED 관련해 서울반도체·서울바이오시스가 낸 특허가 1000건 이상”이라며 “우리 회사의 특허를 피해 마이크로LED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차세대 기술로, 전력을 더 적게 사용하면서도 색을 더 정확하게 내는 게 특징이다. 서울바이오시스는 LED 칩을 와이어 패키징 없이 기판에 직접 부착하는 와이캅(WICOP) 기술을 개발해 마이크로LED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업계 처음으로 노와이어 RGB 1칩 마이크로LED를 2개국 고객으로부터 승인을 받고 올 하반기 양산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LED 기술에 자신감을 보인 이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올 2분기 2년여 만에 흑자전환한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서울반도체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2830억원, 영업이익 40원, 영업이익률 1.4%를 기록해 8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늘었고, 영업이익은 291% 증가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국내 시장 침체에도 수익성 높은 자동차 부문의 매출 성장, 연구개발(R&D)의 선택과 집중으로 인한 원가 절감 노력 등이 주효했다는 게 서울반도체 측의 설명이다. 서울반도체는 올 3분기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2900억~310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바이오시스도 올 2분기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서울바이오시스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1883억원, 영업이익은 144% 증가한 62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마이크로LED가 큰 폭발력을 가지고 있어 서울바이오시스의 매출 성장을 확신한다”며 “미래 디스플레이는 고온에 안정적인 무기발광 마이크로LED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낮아도 너무 낮은 주가, 대책 마련 시급” 지적 잇따라
이날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주주들은 이 대표를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서울바이오시스의 한 주주는 “서울바이오시스 주가가 과하게 떨어졌는데, 이건 이 대표의 책임이기도 하다”며 “주가 부양 방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4년 전 최고점(2만7800원)을 기록한 서울바이오시스의 주가는 LED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실적 부진 등의 요인으로 계속 하락해 지난 7월 2790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이에 이 대표는 “경영자로서 책임을 갖고 있으며 드릴 말씀이 없다”며 “손익이 개선되면 주가는 올라갈 것이라고 봐 혼신을 다해 매출 성장과 수익을 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하지 못하면 내가 스텝 다운(퇴진)해야 한다”며 “불명예 제대를 하기 싫으니 명예를 걸고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 주주는 “2021년 12월 이 대표 자녀의 서울바이오시스 주식 130만주가 1만3000원 정도에 블록딜된 이후 주가가 횡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수년간 배당을 못 받고 있는데, 130만주 물량을 터뜨렸던 가격이 오기 전까진 대주주 배당을 자제해달라. 고객사와의 신뢰도 중요하지만 주주들과의 신뢰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는 “주식을 판 것은 빚을 갚기 위한 것이었다. 그 뒤로 현재까지도 저나 애들(자녀)이나 주식을 팔 계획은 전혀 없다”며 “그간 회사를 운영하며 내가 입은 손해도 1000억원 가까이 돼 대주주 배당을 포기하라는 것은 잔인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아마존을 상대로 스마트 조명 기술특허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이 대표는 “아직 공표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우리 특허를 존중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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