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현장] '아이·어른 함께보는 은반 위 힐링동화' 뮤지컬 아이스쇼 '지쇼 : 더 루나'(종합)
“뮤지컬과 서커스, 미디어아트 등을 더한 새로운 장르의 아이스쇼” 피겨선수들과 뮤지컬배우가 한데 어우러진 가벼운 빙상동화가 서울 잠실에서 펼쳐진다.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뮤지컬 아이스쇼 'G-SHOW : THE LUNA'(지쇼 : 더 루나) 개막공연이 열렸다. 'G-SHOW : THE LUNA'는 2022년 강릉 하키센터(1만3000여명), 2023년 서울 목동(2만3000명) 등에서의 공연에 이은 미디어아트 아이스쇼 '지쇼'의 세 번째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대규모 미디어아트를 더한 특설 아이스링크 무대를 배경으로 연출가 진영섭과 김정민 작가, 성찬경 작곡가 등 뮤지컬계 유력 제작진과 전 피겨스케이트 국가대표이자 피겨 안무가인 김해진이 합심한 세트리스트 구성으로 뮤지컬과 아이스쇼의 매력들을 하나로 모은 모습을 보인다.
여름과 겨울만 남아버린 2060년 지구 속 마지막 남은 희망 '루나 아일랜드'와 생명의 나무 '노르말리스'를 지키기 위한 모험이라는 판타지 스토리를 배경으로 국가대표 출신 피겨선수들의 무대향연과 뮤지컬배우들의 단단한 음악하모니가 앙상블을 이루는 빙상하모니로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진영섭 연출가는 “스토리를 음악적으로 잘 풀어나가면서, 영상적 요소와 스케이팅을 잘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다보니, 제작진은 물론 배우들의 노고도 컸다”라고 말했다.
성찬경 작곡가는 “축제느낌을 내기 위해 일렉팝부터 발라드, 모던록, 탱고, 살사 등 다양한 장르들을 고민했다”라고 말했으며, 김해진 안무가는 “일반 플로어가 아닌 아이스링크기에 안무측면에서 최대한 스피드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라고 말했다.
취재당일 공연은 안소현·임은수(이상 윈터 역), 김준식·김보근(이상 가람 역), 채지영·홍혜린(이상 경주 역), 정지윤(썸머 역) 등 더블캐스트 주연들이 80분 전편을 전후반부로 각각 나누어 연기하는 형태로 펼쳐졌다.
정면을 덮은 대형 천막스크린을 사이로 등장한 두 스케이터의 커플연기와 함께 버라이어티한 페스티벌 퍼포먼스로 소개되는 루나 아일랜드의 모습은 유아동 뮤지컬 느낌의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또 클래식한 멋과 함께 풍성한 울림의 보컬감을 강조한 전반부 가람(김준식 분), 밴드사운드를 묵직하게 덮는 아틀라스(권민수 분), 피아노 솔로를 배경으로 한 전반부 윈터(안소현 분)의 섬세한 가창 등 독창파트는 각 캐릭터들의 성격과 함께 보컬앙상블 중심의 단체신에서의 활기와는 또 다른 톤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보여줬다.
안소현은 “이 쇼와 함께 뮤지컬 연기를 처음 도전했다. 피겨와 마찬가지로 노래와 함께하는 다양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감사했다”라고 말했으며, 김준식은 “땅이 그렇게도 그리웠다(웃음). 서는 것 조차 기술이라 연기를 이어가기가 어려웠다. 무대만큼이나 도전과정 전체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앙상블이었다”라고 말했다.
후반부는 좀 더 역동적인 톤이 돋보였다. 좀 더 성숙한 보컬감의 후반부 윈터(임은수 분)과 날렵한 음색의 후반부 가람(김보근 분)이 맞물린 듀엣포인트는 아틀라스와 코스모스(고순정[머큐리], 노주현[어스], 황성준[마스], 노채은[비너스]) 등의 에너지감과 대비된 감성적인 면모로 다가왔다.
또 화려하면서도 재치있는 리리(김예리 분), 양양(유인서 분)의 스케이팅과 함께, 역동적인 템포변화의 썸머(정지윤 분) 퍼포먼스까지 이어지는 '루나 페스티벌' 신은 해피엔딩을 향한 본격적인 대결구도를 자연스럽고도 유쾌하게 엿보게 했다.
이러한 장면전개 속에서 배우들의 다양한 열연이 돋보였다. 안소현·임은수 등 국가대표 출신 피겨선수들의 놀랄만한 가창실력과 김준식, 김보근 등 뮤지컬배우들의 아안정적인 스케이팅, 관객 폴라로이드 이벤트 등 무대 안팎을 넘나드는 곽영철 표 노타의 재치있는 연기까지 가볍고 신선하면서도 몰입감 있는 연기흐름들이 눈길을 끌었다.
임은수는 “운동선수로 살면서 제가 접할 수 있는 길이 한정적이라 생각하던 찰나, 무대연기를 통해 여러 사람들의 삶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스포츠 포인트가 담긴 피겨와는 달리 예술성이 강조된 무대연기지만 그만큼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또 김보근은 “약속이 많은 뮤지컬을 빙상 위에서 하다보니 난이도가 대폭 상승했지만, 그만큼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요컨대 'G-SHOW : THE LUNA'는 의미있는 주제를 가볍고 말랑하게 표현하는 스토리구성과 함께, 뮤지컬과 아이스쇼의 양 측면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쇼로 보여진다. 물론 스케이트 특유의 속도감으로 인해 스토리라인 집중을 제대로 해야한다는 난점이 있지만, 그만큼 가볍고 긍정적인 주제와 표현들로 온가족이 함께볼만한 공연으로서 주목할만 하다.
송동일 라이브아레나 대표는 “유휴화된 강릉 올림픽경기장을 배경으로 '김연아 키즈'들의 활약상을 돕고자 다양한 콘텐츠를 더한 아이스쇼를 기획했다”라며 “여전히 스케이트를 타지 못하는 관람객 중 하나지만, 뮤지컬과 서커스, 미디어아트 등을 더한 새로운 장르의 아이스쇼로 글로벌 대중도 집중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기대해달라”라고 말했다.
한편 뮤지컬 아이스쇼 'G-SHOW : THE LUNA'는 이달 31일까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상연된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성전자 4년 5개월만 '4만 전자'…시총 300조원도 내줘
- “너무 나댄다”… 머스크, 트럼프 측근들에게 찍혔다
- '초당 2000개' 아이티아이, 초고속 유리기판 TGV홀 기술 개발
- 내년 ICT 산업 키워드는 'AI'…산업 생산 규모 575조
- 스마트폰 폼팩터 다시 진화…삼성, 내년 두 번 접는 폴더블폰 출시
- [19회 스마트금융컨퍼런스] 차대산 케이뱅크 CIO “서비스·기술 넘나드는 '오픈 에코시스템'으로
- [19회 스마트금융컨퍼런스] 김봉규 지크립토 전무 “토크노믹스, 블록체인 기반 新금융 생태계
- 대웅제약, 차세대 먹거리 디지털 헬스케어 성장 쑥쑥
- 의료기관 통합 평가체계 구축…유사·중복 평가 묶어 효율화
- [19회 스마트금융컨퍼런스]윤창현 코스콤 대표 “금융분야 AI 응용, 목표 수준 95%까지 올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