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해리스 vs 트럼프 극과 극 기후정책

2024. 8. 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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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야가 카멀라 해리스 대통령의 행정부냐 아니면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후 및 에너지 정책만큼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는 분야는 찾기 힘들 것이다.

트럼프 2기 에너지 정책은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라는 세 단어로 요약된다.

CNN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알래스카 석유 시추 사업에 대한 규제와 함께 전기차 지원 정책이 가장 먼저 폐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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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권땐 다시 화석연료
파리협정 탈퇴도 재추진할 듯
해리스 바이든 정책 이어받아
재생에너지·전기차 지원 강화
누가 당선되느냐에 향방 달려

많은 분야가 카멀라 해리스 대통령의 행정부냐 아니면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후 및 에너지 정책만큼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는 분야는 찾기 힘들 것이다. 우선 에너지 정책이 다르다. 조 바이든을 대신해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된 해리스는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강화해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무탄소 전력으로 전환하고 화석연료 시추를 강력히 규제할 계획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후 투자를 시행한 IRA는 공화당 지역구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3460억달러 규모 투자 중 거의 78%가 공화당 하원 지역구에 투입되었다. 또 IRA가 통과된 후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남부 주에서 태양광,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발표되며 이들 주는 '배터리 벨트'라는 별명을 얻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바이든 행정부 기후법의 혜택을 크게 본 공화당 주 미국인들이 단지 자금이 바이든·해리스 주도로 나왔다는 이유로 이 정책의 폐기를 원할지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반대 방향으로 질주할 태세다. 트럼프 2기 에너지 정책은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라는 세 단어로 요약된다. 석유 시추가 가능한 연방 토지와 해역 규모를 대폭 늘려 미국산 석유를 더 많이 생산하고 이를 통해 유가를 낮춰 인플레이션도 잡겠다는 것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그가 당선된다고 해도 화석연료 생산량을 눈에 띄게 늘리기보다는 규제를 줄이는 정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두 번째는 전기차 정책이다. 이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기후정책이자 경제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민주당은 소비자가 전기차 비용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세금 공제를 통과시켰으며 2030년대 초반까지 세금 감면과 화석연료 연소 차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자동차 시장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전환하는 테일파이프(tailpipe) 정책을 확정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이러한 조치를 전기차에 대한 '명령(mandate)'으로 규정했으며, "차가 멀리 가지도 못하는 곳에서 전기로만 돌아가는 말도 안되는 헛소리(nonsense)"라고 비하했다. CNN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알래스카 석유 시추 사업에 대한 규제와 함께 전기차 지원 정책이 가장 먼저 폐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트럼프의 각오가 전국적으로 수용될지는 의문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누가 당선되든 캘리포니아는 기후정책을 계속 선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자동차 업계 역시 트럼프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다. 바이든의 기후정책에 강력히 반대하는 석유·가스 업계와 달리 자동차 업계는 업계 활성화에 기여한 바이든 정부의 기후정책, 특히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정책이 유지되기를 원한다. 세 번째 파리협정에 대한 입장 차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파리협정 탈퇴가 주요 동맹국들로부터 미국을 고립시켜 미국의 리더십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번복한 파리협정 탈퇴를 다시 추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바이든 행정부에서 역할이 강화된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해양대기청(NOAA)의 운명이 누가 당선되는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2.0의 청사진으로 불리는 프로젝트 2025는 NOAA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또 트럼프는 EPA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해 경력직 상당수를 해고하고 프로젝트 2025에 동의하는 사람들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참고로 EPA는 공화당 대통령이었던 리처드 닉슨에 의해 만들어진 정부 조직이다.

[오형나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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