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X멜로’ 조합 옳았다···도파민 풀충전
가족과 멜로의 조합은 옳았다.
JTBC ‘가족X멜로’가 누구나 겪어봤을 가족에 대한 복합적 감정을 ‘멜로’라는 범주 안에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방송 첫 주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단히 붙들었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연출 김다예, 극본 김영윤, 제작 MI·SLL)는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가족’의 이야기에 피 튀기는 패밀리 삼각 멜로를 더하며 강력한 재미까지 불어넣었다. 금애연(김지수)-변미래(손나은) 모녀는 사고만 치던 가장 변무진(지진희)을 내다버린 후 산전수전공중전을 함께 겪어내며 집안을 다시 일으켰고,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키우며 지금의 평화를 일궈냈다. 그런데 남편, 아버지 없이도 아무 문제없이 잘 살고 있었던 이들 앞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무진이 다시 돌아와 재결합을 원하며 더 이상의 평화는 없는 ‘대환장 파티’가 시작됐기 때문.
11년 전, 돈 때문에 애연의 속을 썩였던 무진이 30억짜리 가족빌라의 새 건물주가 되어 돌아왔다는 사실은 용동동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손만 댔다 하면 대차게 말아먹었던 ‘마이너스의 손’ 무진이 대체 어떻게 벼락부자가 되었는지 궁금한 나머지 가족빌라 주민들은 이미 남이 되어버린 애연까지 추궁하며 들쑤셨다.
무엇보다 하필이면 자신을 내쫓은 처자식이 살고 있는 빌라를 산 무진의 진짜 목적이 애연과 다시 합치는 것이라는 사실은 ‘환승연애’의 부부 버전을 방불케 하는 흥미진진한 전개를 예감케 했다. 변치 않는 순정 마초 플러팅을 돌직구로 날릴 무진, 이를 가차없이 쳐내다가도 한 번씩 심쿵해 헛스윙을 치는 애연, 그리고 무진을 만나 고생만 했던 엄마가 다시 흔들릴까 봐 질투심에 불타오르는 미래까지. 본격적으로 얽히고 설킬 X-가족들의 관계성은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키며 안방극장의 도파민을 풀충전시키고 있다.
배우들의 성공적인 연기 변신도 주목해야 한다. 꽃중년의 중후함이 매력적인 지진희는 버터향 가득한 코믹의 옷을 입으며 시청자들의 입가에 유쾌한 웃음을 번지게 했다. 지독한 사업병을 앓아 자신감이 넘치던 ‘무지랭이’ 무진이 마냥 밉지만은 않고, 11년동안 변하지 않은 마음으로 X-아내를 다시 찾아온 그의 순정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건 코믹과 멜로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지진희의 힘이었다.
김지수 또한 간만에 우아하고 절제된 캐릭터에서 벗어나 인간미 넘치는 엄마의 옷을 입었다. 우아한 아우라를 벗어던지고, ‘원더우먼’ 엄마에 맞는 톤을 장착한 김지수는 한층 더 몰입력을 끌어올렸다. 앞으로 엄마, 여자, 인간 금애연의 모습까지 다채롭게 보여줄 그녀의 연기 변신에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었다.
손나은은 이전의 화려함을 버리고 친근함을 더했다. 엄마를 위해 기꺼이 제 한 몸 바쳐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K-장녀 역을 맡았기 때문. 재벌집 막내딸을 연기했던 ‘대행사’ 때와는 180도 달라진 생활밀착형 연기에 엄마를 다시 꼬시려 돌아온 무진에 전쟁을 선포하는 열정까지 덧붙이니 앞으로의 맹활약에 기대감을 한층 더 상승시켰다.
그런 미래의 쉼터가 되어줄 남태평 역의 최민호는 적정 선 안에서 적당한 무관심과 친절함을 베풀며 여심을 저격했다. 미래가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마다 나타나 그녀만의 보안요원을 자처하는 모습은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뿐 아닌 남녀 사이의 핑크빛 멜로도 기대케 했다. 마지막으로 비타민 요정 윤산하는 철부지 막내 변현재에 통통 튀는 에너지를 그대로 녹여 밝은 기운을 선사했다.
이처럼 도파민 폭발하는 가족간의 치열한 멜로와, 한 번 더 눈길이 가게 만드는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이를 더 끌어올린 배우들의 완벽 연기력의 만남은 다음 이야기도 사수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매력 포인트가 되고 있다. ‘가족X멜로’는 매주 토, 일 오후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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