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장 "일제 옹호한 뉴라이트 아냐…국민통합 매진"(종합)

12일 기자회견 열고 건국론 관련 입장 밝혀
김형석 관장 "건국,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아"
"1948년 제헌보다 1945년 광복 역사적 더 중요해"
광복회 등 무분별한 비방에 엄중한 법적 조치 예고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광복절 경축식 취소 및 뉴라이트 성향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8.1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은 본인이 일제 식민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의 뉴라이트가 아니라고 12일 밝혔다.

관장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통합에 매진하겠다"고 일축하며, 향후 거짓 주장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김형석 관장은 이날 오후 서울지방보훈청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뉴라이트 등 본인을 둘러싼 논쟁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지난 7일 임명된 김 관장은 친일 과거사 청산 부정과 1948년 건국절 등을 주장해 광복회와 야권 등으로부터 이른바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되며 사퇴 요구를 받았다.

김 관장은 지난해 12월 자유민주를 위한 국민운동 행사에서 "대한민국이 1945년 8월 15일 광복됐다며 그게 광복절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역사를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김 관장은 "대한민국 건국론에 관한 저의 생각이 광복회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다"며 "건국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신용하 교수가 건국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이뤄진 역사적 과정이라 봐야한다고 했는데 나의 견해도 이 주장과 같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건국과 관련해 신 교수는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고 밝혔는데 본인의 견해와 일치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1945년 광복절과 1948년 제헌절 둘 중 역사적으로 언제가 더 중요한 시기였냐는 질문에는 "건국이라는 것은 갑자기 없던 나라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완성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1945년 해방이 더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다"고 답했다.

정부여당이나 대통령실에서 건국절 제정을 추진한다면 역사학자의 양심을 걸고 분명히 반대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건국절 제정 주장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며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고,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건국절을 제정한다면) 역사학자로서 양심을 걸고 분명히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립운동가 비방에 대해서는 전혀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관장은 "그동안 한 번도 독립운동을 폄훼하거나, 특정한 독립운동가를 비방한 적 없다"며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강점기의 식민 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시정부와 김구 선생을 비방한 적도 없다"며 '일제시대 우리나라 국민의 국적이 어디냐'는 질문에 일본이라 답변한 것을 두고 일본 신민이라 주장했다면서 친일파라고 몰아붙이고 있다고 항변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광복절 경축식 취소 및 뉴라이트 성향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8.12. bjko@newsis.com

김 관장은 오해를 살 수 있는 일제시대 국적 답변에 대해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그는 "한 기자가 일제시대에도 국적이 있었습니까 물었고, 저는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한일합방'을 한 순간부터 국권을 빼앗기고 일본 국적으로 편입돼 버린 것이라고 했다"며 "왜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뛰었겠냐. 손 선수는 그걸 원하지 않았지만 나라가 망하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것이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그 나라를 되찾기 위해 우리가 독립운동을 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정확한 워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한일합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합방은 둘 이상의 나라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가 나라를 강제로 빼앗겼다는 의미가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편가르기 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김 관장은 "두 분을 비롯한 다수의 독립운동가들을 '건국의 아버지들'로 함께 인정하자고 주장했다"며 "참고로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은 147명"이라고 밝혔다.

독립기념관장으로 나선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관장은 "이번 관장 공고에 '독립정신을 널리 알려 국민통합을 이룰 분을 모신다'는 기사를 보고 주변인들이 나를 적임자라고 권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관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독립정신을 널리 선양하는 일과 국민통합을 이루는데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관장은 광복회 등을 포함해 향후 거짓 주장을 퍼트리는 인물이나 단체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예고했다.

그는 "나와의 짧은 몇마디 대화를 왜곡해 거짓 유설을 퍼트리는 분에 대해서 상당히 격앙돼 있다"며 "오늘 이시간 이후로 부당하게 비방을 하는데 대해서는 엄중한 법적인 대응도 신중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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