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 뜻 이미 알려졌다” ‘김경수 복권 반대’ 직접 언급은 안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에 대해 “제 뜻에 대해서는 이미 알려졌고 충분히 전달된 걸로 봐서 여기서 더 구체적인 말씀은 안 드리겠다”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4선 중진 오찬 간담회 직후 기자들에게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주말 측근들을 통해 한 대표의 김 전 지사 복권 반대 메시지를 전했다. 한 대표의 발언은 자신이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전한 사실은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한 대표는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한 의견은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대통령실과의 확전은 피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사면 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집권당의 대표가 대놓고서 ‘저는 반대합니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인이 정치인으로서 어떤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들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본인이 직접 코멘트로 ‘저는 반대합니다’ 이렇게 얘기하지는 않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진짜 보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전 지사 복권 문제에서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김 전 지사 복권에 부정적인 보수 핵심 지지층을 자기 편으로 가져올 수 있고, 자신은 야권과 야합하는 윤 대통령과는 다른 ‘진짜 보수’라고 차별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마디로 나는 문재인 사람이 아니고, 박영선·양정철과 가까운 윤 대통령과도 다르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한 대표의 김 전 지사 복권 반대에 대해 “정치적 발언이라고 생각을 한다”며 “정치라는 것은 항상 다음 대선을 바라보고 하는 것이고 한동훈 대표 역시 다음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