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대선 '와일드카드' 될까···"노무현·문재인 후광 벗어나야"

김성은 기자 2024. 8. 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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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인천공항=뉴스1) 오대일 기자 =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런던으로 출국하며 지인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시 귀국한 김 전 지사는 이날 출국 후 영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독일 에버트재단 초청으로 베를린에서 6개월 정도 머무른 후 올해 연말 귀국할 예정이다. 2024.6.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공항=뉴스1) 오대일 기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이 유력시되면서 야권이 연일 술렁이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일극체제'를 깰 대항마가 등장했다는 반응이 나온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그림에 큰 변수는 못 될 것이란 관측도 맞선다. 만에 하나 이 후보가 사법리스크로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김 전 지사가 대체선수로 투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김 전 지사가 유력 대선 주자가 되려면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후광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정치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8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김 전 지사 복권 등의 내용을 담은 '광복절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 명단을 결정했다. 이는 13일 국무회의 의결과 윤 대통령의 재가를 통해 확정된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징역 2년형을 확정받았고 2022년 12월 신년 특사로 사면됐지만 복권되지 않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됐었다. 이번에 복권이 확정되면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 출마의 길이 열린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 교사 혐의 뿐만 아니라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등을 받아 재판 중인 이 대표 후보와 달리 김 전 지사는 사법리스크를 모두 털어냈단 점에서 유사시 민주당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전 지사가 복권되면 3년 뒤 있을 대선에서 유력 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은 김 전 지사가 가진 '친노'(친노무현) 및 '친문'(친문재인) 적통이란 지위에 주목한다.

김 전 지사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 등을 지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후에는 봉하마을로 함께 내려가 수행 비서로 활동해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통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도 불렸고 2018년 경남지사에 당선되면서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지난 9일 YTN '정치 온(ON)'에 나와 "민주당이 (올해 4월 총선을 앞둔 공천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 사이 반발 압력을 높여 놓은 상태"라며 "김 전 지사가 귀국하면 반발 에너지가 김 전 지사 중심으로 모아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도 민주당 내 분위기가 이재명 당대표 후보 중심으로 강하게 흐르면서 그 반발 에너지는 누적되고 있단 판단이고 (김 전 지사가) 친문, 친노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만약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사법 문제로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면 조 대표를 향한 지지가 김 전 지사로 모일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범 진보 진영 유ㄹ권자들 중 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이들이 조국 대표를 지지했던 것처럼 대선에서 마찬가지 논리로 김 전 지사를 지지할 것이란 설명이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도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조국 대표가 사법처리 될 경우 그 표가 (김 전 지사에게) 올 것"이라고 봤다.

경남지사로서의 활동 외에 이렇다할 '자기 정치'를 보여주지 않은 점은 김 전 지사가 대선주자가 되기에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1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정치는 결국 세력과 개인 지지율 아니겠나"라며 "김 전 지사 곁에 모일 수 있는 세력이라 할 수 있는 비명계, 범 친문 세력이 너무 많이 파괴됐고 김 전 지사가 독자적으로 이재명 후보에 버금갈 정도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는 검증된 바 없다. (노무현·문재인) 후광에서 벗어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 전 지사가 기존 기득권 세력에 둘러싸여서는 국민적 공감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시작해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일군 정치적 자산 중 계승할 부분은 계승하되 새로운 비전도 보여줘야 한다"며 "당장 지선,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기 보다 새로운 메시지를 내고 그 과정에서 독보적 정치적 위상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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