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던스트 성공 DNA' 액션 스포츠에 심는다
내년 '퀵실버·록시' 등 국내사업 전개
브랜드 전문성·효율성 키우는 전략
LF가 국내외에서 마니아층이 두터운 '퀵실버' 등의 브랜드를 통해 액션 스포츠 시장에 진출한다. 독립법인으로 성공시킨 스트리트 브랜드 '던스트'를 거울 삼아 액션 스포츠 사업만을 위한 별도 자회사까지 설립했다. LF는 다양한 고객층의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킬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포트폴리오 확대
LF는 지난 7월 1일자로 신규법인 'BRK컴퍼니'를 설립했다. 100% 자회사다. BRK컴퍼니는 △퀵실버 △록시 △빌라봉 △DC슈즈 △RVCA △엘레먼트 등 6개 액션 스포츠 브랜드의 국내 사업을 전개한다.
퀵실버는 1969년 호주에서 시작된 남성 전문 서핑 브랜드다. 록시는 1990년 시작한 여성 전문 서핑 브랜드이며 빌라봉은 1973년부터 시작한 토탈 서핑 브랜드다. DC슈즈는 1993년 스케이트보더용 신발 브랜드로 시작했다. 현재는 스노부츠 등 설상 의류로 사업을 넓혔다. RVCA는 스트리트 감성의 스포츠 브랜드, 엘레먼트는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다.
이들 브랜드는 현재 미국 브랜드 관리 회사 어센틱브랜즈그룹(Authentic Brands Group·ABG)이 보유하고 있다. ABG는 지난해 4월 미국의 보드라이더스(Boardriders Inc.)를 인수하면서 이들 브랜드의 새 주인이 됐다. 보드라이더스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약 1조7000억원을 거둔 세계 1위 액션 스포츠업체다. 2011년 설립한 한국 지사 퀵실버록시코리아를 통해 최근까지 국내 사업을 전개해왔다.
ABG는 지난해 보드라이더스를 인수하고 각 국가별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LF를 한국 파트너로 낙점했다. LF는 보드라이더스 브랜드 국내 사업권을 가져오면서 퀵실버록시코리아의 사업을 모두 넘겨받게 됐다.
LF가 이들 브랜드의 사업권을 획득한 것은 국내에서 액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액션 스포츠는 속도와 스릴을 즐기는 스포츠를 일컫는 용어로, 익스트림 스포츠, 어드벤처 스포츠와도 혼용된다. 스노보드, 스케이트보드, 웨이크보드, 서핑, 산악자전거, BMX 등이 포함된다.
액션 스포츠는 최근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보드라이더스가 퀵실버록시코리아를 통해 일찌감치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퀵실버, 록시 등의 국내 마니아층도 탄탄하다. LF 관계자는 "6개 브랜드의 역사와 독창성에 국내 고객 니즈를 접목시켜 차별화 한 방향으로 브랜드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던스트의 성공 공식
특히 눈에 띄는 점은 LF가 이들 6개 브랜드 사업을 위해 별도의 자회사를 세웠다는 점이다. LF가 직접 라이선스를 획득해 사업을 전개하는 게 아니라, 신설 자회사 BRK코리아가 독립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한다.
이는 브랜드의 전문성과 스포티한 감각을 유지하는 한편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LF 관계자는 "액션 스포츠 시장은 전문성과 특수성이 필요로 되는 영역인 만큼 사업 전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별도 자회사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LF는 독립법인 자회사를 통해 브랜드의 전문성을 키워 성공한 사례를 갖고 있다. 씨티닷츠가 운영하는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다.
던스트는 2019년 LF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출발했다. LF는 던스트가 꾸준히 성장하자 지난 2021년 던스트 사업부문을 분할해 독립법인인 '씨티닷츠'를 출범시켰다. 씨티닷츠는 던스트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MZ세대 직원들이 주축이 된 스타트업처럼 운영된다.
실제로 던스트는 독립법인 출범 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두터운 MZ세대 팬층을 보유한 브랜드가 됐다. 빠른 속도, 과감한 시도 등 벤처조직 특성을 기반으로 유행을 선도하는 아이템을 연달아 내놓은 덕분이다. 던스트의 지난 2022년 매출액은 론칭 초기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4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던스트는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홍콩, 일본 등 20개국의 유명 백화점 및 온·오프라인 편집숍에 입점해있다. 특히 중국에서의 성장세가 높아 최근에는 이랜드의 지원을 받아 중국법인도 설립했다.
LF는 "씨티닷츠는 스타트업처럼 주도적으로 일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운영된다"면서 "씨티닷츠의 안정적인 시장 안착 노하우를 바탕으로 LF만의 독립법인 성공 모델을 계속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액션 스포츠 시장 공략
LF는 독립경영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BRK컴퍼니의 대표이사 역시 액션 스포츠 분야 전문가에게 맡겼다. 지난 10년간 퀵실버록시코리아를 이끌었던 권도형 대표다.
권 대표는 1992년 LG상사로 입사해 2006년 LG패션(현 LF)이 독립한 후에도 LF에서 일하며 헤지스·닥스 사업본부장을 맡았다. 2011년 퀵실버록시코리아가 설립된 당시부터 2020년까지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국내 액션 스포츠 시장을 개척했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는 락포트의 한국지사 락포트코리아 대표로 일했다. 본사 파산 이후에도 락포트코리아를 꾸준히 성장시켰다.
BRK컴퍼니는 내년부터 퀵실버 등 6개 브랜드의 의류, 신발, 액세서리를 수입·유통하고 라이선스 제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서핑, 스케이트보드 등의 성수기인 봄·여름(25 S/S) 시즌을 타깃으로 한 신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확대하고 오프라인 매장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권도형 BRK컴퍼니 대표는 "퀵실버록시코리아의 국내 매출이 지속적으로 우상향 하며 수년간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해 왔다"며 "최근 액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국내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스포츠 DNA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브랜드를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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