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수업 거부 6개월째···이주호 “돌아올 때 됐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의대생들의 집단 수업 거부에 대해 “지금은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더 호소하고 진정성을 보여주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설득해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제는 강경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 장관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 만남에서 “그동안 정부와 의료계 간에 불신의 벽이 높다보니 정부가 여러 정책을 제안하고 추진해도 신뢰받지 못하는 부분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금이라도 (학생들이) 돌아오면 유급 걱정 없이 바로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대학과 교육부가 함께 노력해서 지원하겠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의대생 복귀를 독려하기 위해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지난달 22일 기준 의대 재학생 1만8217명 중 수업에 출석하고 있는 학생은 495명으로 2.7%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다음달 중 구체적인 재정투자 규모가 담긴 의대 교육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복귀하지 않는 데는 당장 2학기에 복귀해도 학습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2025(학년도) 신입생의 학습권 보호도 이제는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본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개별 대학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의대 증원, 무전공 확대, 킬러문항 배제 등 입시 제도에 변화가 많아 수험생에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에 대해 “입시 제도의 변화라기보다는 공정하지 못했던 수능 체제를 공정하게 만드는 변화”라고 반박했다.
이 장관은 내년 3월에 무리하게 AI(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지난 정부부터 공론화가 시작돼 도입된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도 디지털 소양 등 AI 디지털교과서의 취지가 강조되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이미 수업시간에 다양한 코스웨어들이 활용되는 사례들이 많아졌다”며 “이 정부가 갑작스러운 대규모 사업을 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쭉 이어져 온 교육의 변화란 말씀을 강조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학생 개인정보 유출 등 부작용에 대해 “추진 과정에서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대응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증원된 의대 평가를 강화하겠다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방침에 수험생들이 피해를 볼까 불안해하는 데 대해선 “주요 대학들의 의견을 토대로 해서 의평원과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수험생이 불안한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종로학원이 전날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수험생 1715명의 53%는 의평원의 의대 평가 강화로 대학과 수험생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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