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파리] "다치면 어쩌려고!"...박혜정 '시간 케어' 못한 해이한 역도 코치진

한국 역도 박혜정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한국 역도 신성 박혜정(고양시청)이 생애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 가운데 용상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아슬아슬한 장면이 나와 코칭스태프가 한바탕 비판에 휩싸였다. 

박혜정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역도 81kg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로 합계 299kg을 들어올리며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박혜정은 인상 1차 시기에서 123kg을 거뜬하게 성공한 후 연이어 127kg, 131kg을 들었다. 

문제는 용상에서 나왔다. 용상 1차 시기에서 163kg을 들어올린 박혜정은 2차 시기에서도 168kg을 연달아 들어올리며 메달 가시권에 들었다.

하지만 3차 시기에서는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시간 조절에 실패한 것이다. 박혜정은 경기대에 17초 가량을 남기고 급하게 올라왔다. 촉박한 시간에 손에 마그네슘 가루도 묻히지 못했고 벨트만 허둥지둥 조여맨 후 시간을 2초 가량 남기고 가까스로 바벨을 잡았다. 

클린 동작은 자연스러웠지만 준비 동작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국 해당 시기는 실패로 돌아갔다. 박혜정은 바벨을 놓친 후 아쉬운 표정으로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흘겨봤는데 이 장면이 생중계에 잡혔다. 

자칫하면 기록은 고사하고 크게 다칠 뻔한 상황이다. 박혜정은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다. 박혜정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인상 부분에서는 만족했는데 용상은 3차 시기에서 아쉬운 사건이 있어 화도 났었고 많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2차 시기에서 은메달을 확정하고 3차 시기에서 도박처럼 무거운 무게를 한번 해보자고 했다. 코치님과 감독님이 (중량 변경을) 빨리 요청했으면 다른 선수에게 차례가 넘어가는건데 감독님이 너무 긴장한 탓에 (요청 시기를) 놓쳤다"고 덧붙였다.

박혜정은 "제가 화가 많이 나 있었는데 감독님이 시합 끝나고 미안하다고 하셨다. 저도 화났지만 괜찮다고 했고 잘 마무리했다"고 답했다.

해당 장면을 지켜보던 국내 팬들 역시 "올림픽 무대에서 저런건 실수가 아닌 아예 기본이 안된 것이다" "저렇게 허둥지둥 들다가 부상이라도 생기면 어떡할 뻔했냐" "이건 그냥 사과하고 넘어갈게 아니다. 전날 김수현 경기 판정 이상한 것도 그냥 넘어가더니 전부 아마추어들이냐"며 대체로 공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역도 경험이 있다고 밝힌 한 팬은 "역도도 엄연히 머리싸움이고 작전을 쫓는 게임인데 증량 작전을 세울거면 시간체크는 기본이다. 코치들이 심각하게 무능하고 실패 후 웃는 것도 소름끼친다"고 냉랭하게 지적했다.

한편 박혜정이 이 날 획득한 은메달은 2016년 리우 대회 윤진희(동메달) 이후 8년만의 기록이다. 아울러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2012 런던 동메달) 이후 12년만에 탄생한 올림픽 여자 역도 최중량급 한국인 메달 기록이기도 하다. 

 

사진= 연합뉴스, KBS 중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