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6주차 낙태 유튜버= 지방 사는 20대 여성"

경찰이 36주차 임신중단(낙태) 영상을 올린 유튜버를 지방에 사는 20대 여성으로 특정하고 해당 수술을 진행한 수도권 산부인과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5월16일 서울경찰청 청사 전경. /사진=뉴스1

경찰이 유튜브에 36주차 임신중단(낙태) 영상을 올린 게시자를 지방에 사는 20대 여성으로 특정하고 해당 수술을 진행한 수도권 산부인과 병원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12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수사팀이 유튜브 영상 자체 분석과 관계 기관 협조로 유튜버를 특정하고 병원도 확인했다"며 "지난달 말 유튜버와 병원을 압수수색해서 유튜버와 병원장을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영상에 조작된 부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압수물을 분석하고 수술에 참여한 의료진의 신원을 확인해서 신속·엄정하게 관련자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해당 유튜버가 지방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이라며 현재까지 경찰 조사를 두 차례 받았고 임신중단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임신중단 수술은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유튜버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을 통해 해당 병원을 수소문해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병원 압수수색을 통해서 태아는 현재 생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병원 의료기록부상 태아가 '사산'으로 기록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태아가 살아있는 채로 자궁 밖으로 나온 뒤 낙태가 이뤄졌다면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경찰은 태아의 사산 경위를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병원 내부에 폐쇄회로(CC)TV가 없다"며 관련자들의 진술과 입증 자료, 필요시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신중한 법리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유튜브에는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해당 영상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2일 수술한 의사와 산모를 살인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김인영 기자 young9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