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서 펼치는 새로운 꿈 '도슨트'…"삶에 다시 의미 갖는 계기가 됐죠"

박하늘 기자 2024. 8. 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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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립미술관의 새내기 도슨트(전시해설사) 오동건 씨(34)의 말이다.

우연히 천안미술관 기획전에서 도슨트의 해설을 듣게된 그는 흥미를 느꼈고 곧바로 전시해설사 양성교육을 수강했다.

지난해 순천향대에서 근무를 시작한 그는 곧바로 천안시립미술관 도슨트 봉사자에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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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립미술관 조수영·김진영·오동건 도슨트
천안시립미술관 문화자원봉사자 (왼쪽부터)조수영, 김진영, 오동건 도슨트. 박하늘 기자

"제 삶에 다시 의미를 갖는 계기가 됐습니다"

천안시립미술관의 새내기 도슨트(전시해설사) 오동건 씨(34)의 말이다. 그는 도슨트로서 마음 속 깊이 품고 있던 동경을 미술관에서 실현하고 있다고 했다. 오 씨는 선배 도슨트인 조수영 씨(53), 김진영 씨(45)와 함께 천안미술관 문화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미술을 사랑해서 하는 자발적 봉사다. 이들에게 미술은 각자의 삶 속 새 희망이자 천안이라는 낯선 곳을 적응케하는 매개가 되고 있다.

조수영 씨는 천안미술관 문화자원봉사자 도슨트 1기다. 2019년 천안미술관의 첫 전시해설사 양성교육을 받고 이듬해부터 도슨트로 활동했다. 대구에서 태어나 은행에서 일했던 조 씨는 2010년 천안으로 왔다. 천안에 아무런 연고도 없던 그는 사회생활이 단절됐다. 이후 천천히 사회생활을 재개한 그는 좋아했던 미술 관련한 활동을 찾았고 천안미술관을 만나게 되며 미술관 도슨트가 됐다.

그는 지금도 미술사 스터디 모임을 하며 더 나은 도슨트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진영씨는 울산 토박이다. 2018년까지 울산에서 살다 배우자를 따라 천안에 자리 잡게 됐다. 울산에서 라디오 DJ, 작가, 스피치·리더십 강사 였던 그는 천안에선 고립된 생활을 했다. 우연히 천안미술관 기획전에서 도슨트의 해설을 듣게된 그는 흥미를 느꼈고 곧바로 전시해설사 양성교육을 수강했다. 2021년부터 도슨트로 활동 중인 김 씨는 "저의 삶에 큰 기쁨을 주는 일"이라며 "가장 오래 활동하는 도슨트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오동건 씨는 순천향대 국제교육교류처에서 유학생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했다. 대학원을 준비하며 잠시 러시아 문화와 예술을 다룬 전시회 스태프로 일한 것이 처음 전시해설에 흥미를 가진 계기가 됐다. 자신이 보고 느낀 예술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경험 자체가 즐거웠다. 지난해 순천향대에서 근무를 시작한 그는 곧바로 천안시립미술관 도슨트 봉사자에 지원했다.

천안미술관의 도슨트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하며 가끔 궂은일도 해야 한다. 또 미술관의 전시마다 교육을 받고 전시 스크립트를 작성하며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김진영 씨는 "멋스럽고 우아하다고 생각하지만 봉사와 맞지 않는 분들도 계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립미술관 도슨트들은 큰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봉사하고 있다. 조수영 씨는 "미술관의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여기 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시는 것 같다"며 "하지만 한 번 오시면 계속 오신다. 천안미술관에서 더 다양한 사람, 다양한 계층이 즐기길 바란다. 저도 그 일에 같이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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