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승만 다큐 ‘기적의 시작’ 광복절 방영 강행···“박민발 방송사고”
언론계·시민단체 “문제 많은 영상”
KBS가 광복절에 이승만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시작> 을 방영하기로 하면서 언론계와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올바른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하는 공영방송이 방영하기엔 문제가 많은 영상”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노총 언론노조 KBS본부·민족문제연구소·4월혁명회·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계 및 시민사회단체는 12일 서울 여의도 KBS본부 회의실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독재 미화 및 역사왜곡 다큐 편성에 대한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해당 영화는 이승만을 국민만 생각한 청렴한 정치인이고 그의 하야는 국민을 생각한 위대한 결단인 양 미화하고 있다”며 “제주 4·3과 여순사건을 남한 내 좌익세력이 주도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건설을 방해한 사건으로 규정하면서도 이를 입증하는 사료 제시 등 기본적 논증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외에도 백선엽·황장엽 등 극우적 인사로 평가받는 이들이 인터뷰이로 구성된 점, 대한민국 건국일을 1948년 8월15일로 규정하는 점, ‘독재를 거부하고 인권을 강조하는 세력들이 알고 보면 북한을 추종하고 적화통일을 꿈꾸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되는 점 등이 해당 다큐멘터리의 문제로 지적됐다. 이 영화의 제작 지원 단체가 뉴라이트 계열의 ‘대한역사문화원’인 것도 문제 제기됐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는 해당 영화를 ‘객관성이 결여된 인물 다큐멘터리’ ‘쟁점에 대한 새로운 주장 혹은 대안적 의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증을 제시하는 것이 부족’ 등을 이유로 독립영화로 인정하지 않기도 했다.
이들은 “해당 영화 방송권 구매와 편성 얘기가 나오자 KBS 제작진 내부에서 큰 반발이 있었다”며 “방영 관련 우려사항을 수차례 보고했지만 편성본부장은 이를 묵살했고 담당 국장이 직접 기안하게 하는 등 기이한 형태로 방송권 구매를 결정했다”고 했다. 실무진들은 “광복절 기획 ‘독립영화관’으로 방송되는 결정을 한 본부장, 부장, 국장에게 재고해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한다”는 입장이다.
KBS는 “KBS 편성본부에서는 독립적인 편성권에 의해 방송 편성을 결정했다”며 “광복절을 맞아 다양성 측면에서 해당 다큐 영화를 선정, 방송하게 됐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8081730001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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